사실 이번 부산 광안리 여행은 전남에서 묵으며 시작됐어. 늘 계획 없이 떠나는 걸 좋아하는데, 이번엔 강아지랑 처음으로 먼 길을 나서는 거라 조금은 신중해졌거든. 그러다 우연히 눈에 들어온 게 ‘전남 애견동반 펜션’이었어. 바다 바로 앞이라기보다는 조용한 농촌 마을에 자리 잡고 있었는데, 마당이 넓어서인지 우리 강아지가 차에서 내리자마자 코를 바닥에 대고 한참을 킁킁거렸어. 그 모습을 보면서 ‘아, 이 선택 잘했다’ 싶었지.
마당에서 보낸 첫날 저녁, 그리고 광안리로 가는 아침
펜션 도착한 날, 늦은 오후라 바로 마당에 풀어줬는데, 우리 강아지가 평소엔 집에서도 조용한 편인데 그날따라 잔디 위를 이리저리 뛰어다니더라고. 풀 냄새가 좋았는지 코를 박고 뒹굴기도 하고, 마당 구석에 있는 작은 화단 앞에서 한참을 멍하니 앉아 있기도 했어. 나는 그 옆에 있는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바람을 쐬었는데, 도심에서는 느낄 수 없는 조용함이 참 좋았어. 저녁엔 근처에 있는 조그만 시장에서 회를 사 와서 펜션에서 먹었는데, 강아지도 옆에서 조용히 앉아 같이 저녁을 지켜보는 게 왠지 모르게 여행의 맛을 더해주더라.
다음 날 아침, 광안리로 넘어가기 전에 펜션 주인분이 알려준 근처 산책로를 잠깐 걸었어. 논둑을 따라 난 길이었는데, 아침 이슬에 젖은 풀밭을 걸으니 강아지 발이 촉촉하게 젖었는지 중간중간 멈춰서 발을 핥곤 했어. 그래도 걷는 내내 꼬리는 한 번도 내려가지 않았지. 그 길을 걷다 보니 ‘전남 애견동반 펜션’이 이렇게 여유로운 아침을 주는구나, 하고 새삼 느꼈어.
광안리에서 강아지가 보여준 반응
광안리에 도착했을 때, 날씨가 맑아서 바다가 정말 예뻤어. 그런데 우리 강아지, 처음엔 파도 소리에 놀랐는지 제자리에 멈춰 서서 한참을 바라보더라고. 그러다 모래 위를 조심조심 걷기 시작했는데, 발이 푹푹 빠질 때마다 살짝 놀라는 표정을 지으면서도 계속 걸었어. 몇 분 지나니까 적응했는지 갑자기 뛰기 시작하더라고. 물가에 닿을 듯 말 듯 하면서 앞으로 갔다가 다시 뒤로 물러나고, 그걸 반복하면서 혼자 신나게 놀았어. 주변에 있는 사람들도 웃으면서 쳐다보더라고.
산책로 쪽으로 올라와서 걸었는데,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와서 강아지 귀가 살짝 날렸어. 중간중간 벤치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면서 강아지랑 같이 쉬었는데, 그 강아지가 내 무릎에 턱을 얹고 바다를 바라보는 모습이 꽤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아. 주차는 광안리 해변 근처 공영주차장을 이용했는데, 평일이라 그런지 자리가 넉넉했고, 강아지가 탄 차라는 걸 인식할 수 있게 뒤에 메모지를 붙여두니 관리하시는 분이 배려해주시는 느낌도 있었어.

돌아오는 길, 차 안에서의 풍경
여행을 마치고 다시 펜션으로 돌아가는 길, 강아지는 뒷좌석에서 창밖을 바라보다가 어느 순간 고개를 내리고 잠이 들었어. 아마 하루 동안 너무 신나게 놀아서 그런가 봐. 나는 운전하면서도 그 모습을 백미러로 몇 번이고 봤는데, 그렇게 평온해 보이는 얼굴을 보니 이번 여행이 정말 잘한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어. 강아지랑 여행을 가면 어디를 가든 ‘함께’라는 것 자체가 중요한 거라는 걸 다시 한번 느꼈어.
다음에는 전남 애견동반 펜션을 또 찾아서, 이번엔 순천만이나 담양 쪽으로도 한번 가볼까 해. 뭐, 그때도 역시 계획은 대충 잡고, 강아지가 좋아하는 길 위에서의 시간을 기대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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