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갑작스럽게 세종으로 향할 일이 생겼습니다. 원래는 부산 해운대 쪽으로 강아지랑 바닷바람을 쐬러 갈 계획이었는데, 일정이 꼬여서 발길을 세종으로 돌렸지요. 서울에서 차로 한 시간 남짓, 생각보다 가까워서 놀랐습니다. 그날따라 하늘이 유난히 맑고 바람은 서늘해서, 이왕이면 강아지랑 조용한 곳에서 하룻밤 묵고 가면 좋겠다 싶어 급하게 검색을 시작했어요. 그렇게 우연히 발견한 곳이 바로 세종 애견동반 펜션이었습니다.
낯선 곳에서도 금세 적응하는 녀석
펜션에 도착했을 때, 우리 강아지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코를 바닥에 대고 쉴 새 없이 냄새를 맡기 시작했습니다. 낯선 공간에 대한 경계보다는 호기심이 앞서는 눈치였어요. 잔디가 깔린 마당으로 나가자마자 온몸을 쭉 늘어뜨리고 기지개를 켜더니, 이내 마당을 몇 바퀴나 뛰었습니다. 꼬리를 세우고 신나게 달리는 모습을 보니, 집에서만 맴돌던 평소와 확실히 달랐어요. 펜션 사장님도 친절했지만, 무엇보다 강아지가 편안해 보이는 게 제일 만족스러웠습니다.

실내는 생각보다 넓고 깔끔했어요. 특히 바닥이 미끄럽지 않아서 강아지가 뛰어도 미끄러지지 않는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주차 공간도 넉넉해서 짐을 여러 번 나르지 않아도 됐고요. 다만, 저녁에는 근처에 편의점이나 식당이 그리 많지 않아서 미리 먹을 것을 사 가는 게 좋겠더라고요. 저는 김칫국을 끓여 먹으며 창밖을 바라봤는데, 조용한 시골 풍경이 참 좋았습니다.
다음엔 꼭 해운대로
사실 이번 여행의 원래 목적지는 부산 해운대였습니다. 강아지랑 해변 산책로를 걷고, 파도 소리를 들려주고 싶었거든요. 세종 애견동반 펜션에서 하룻밤을 보내면서도 머릿속 한편으로는 ‘다음엔 꼭 해운대를 가자’고 다짐했어요. 해운대 해수욕장 근처에도 강아지랑 산책하기 좋은 코스가 꽤 많다고 하더라고요. 특히 아침 일찍이나 해 질 무렵에 걸으면 사람도 적고 강아지도 훨씬 편안할 거라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이번 세종 여행은 그저 우연이었지만, 덕분에 새로운 애견동반 숙소를 알게 됐으니 나름 소득이 있었던 셈이죠.

아쉬움보다는 여운이 남는 밤
밤이 되자 주변은 정말 조용해졌습니다. 도시에서는 듣기 힘든 풀벌레 소리와 가끔 들리는 멀리 개 짖는 소리만 들렸어요. 강아지는 제 발치에 몸을 둥글게 말고 누워서 금세 잠이 들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아, 이런 조용한 여행도 괜찮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화려한 관광지도 좋지만, 가끔은 이렇게 아무것도 안 하고 강아지랑 뒹굴거리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걸 새삼 느꼈습니다.
다음 날 아침, 짐을 싸면서도 마음 한구석이 아쉬웠습니다. 강아지도 차에 타기 싫은지 뒷좌석에서 한참을 빼고 있었거든요. 언젠가 다시 이 근처에 올 일이 있으면 꼭 들르자고, 그리고 그때는 해운대까지 쭉 내려가서 바다를 보여주자고 마음먹었습니다. 세종에서의 짧은 여행은 그렇게 끝났지만, 다음 목적지에 대한 기대는 오히려 더 커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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