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갑작스러운 한파 예보에 서울살이에 지쳐 있던 터라 무작정 차 키를 잡고 남쪽으로 향했습니다. 목적지는 정하지 않았지만, 문득 막내 강아지 ‘콩이’가 넓은 잔디밭을 마음껏 뛰놀게 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도착한 곳이 바로 세종 애견동반 펜션입니다. 서울에서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적당한 거리라 운전하는 제 어깨도 훨씬 편안했어요.
생각보다 더 넓고 조용했던 마당
펜션 대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콩이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코를 바닥에 대고 쉴 새 없이 냄새를 맡기 시작했습니다. 도시에서는 좀처럼 맡기 힘든 흙과 풀 냄새가 콩이를 흥분하게 만들었나 봐요. 꼬리를 세차게 흔들며 마당을 세 바퀴쯤 질주하더니, 이내 지쳐서는 잔디 위에 배를 깔고 드러누웠습니다. 그 모습을 보니 괜히 먼 길을 온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펜션 사장님께서 직접 관리하시는 잔디밭이라 그런지 바닥이 푹신하고 깨끗해서 맨발로 서 있어도 기분이 좋았습니다.

불멍과 멍뭉이의 밤
밤이 되자 세종의 공기는 서울보다 훨씬 차갑고 맑았습니다. 테라스에 설치된 화로대에 불을 피우고 앉아 있자니, 콩이는 제 무릎 위에 올라와 웅크리고 앉았어요. 타닥타닥 타는 장작 소리와 가끔 들리는 풀벌레 소리만 있을 뿐, 그 어떤 도시의 소음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이곳이 세종 애견동반 펜션으로 유명한 데는 다 이유가 있더군요. 강아지가 뛰어놀 수 있는 공간도 중요하지만, 보호자가 온전히 쉴 수 있는 분위기가 갖춰져 있다는 게 가장 마음에 들었거든요. 다만, 밤에는 기온이 뚝 떨어지니 강아지용 방한복이나 담요는 꼭 챙기시는 게 좋습니다. 저는 얇게 챙겨갔다가 식겁했거든요.
주차와 주변 산책로에 대한 작은 팁

다음 날 아침, 콩이와 함께 펜션 근처 산책로를 걸었습니다. 펜션 앞 도로는 차량 통행이 거의 없어서 목줄을 조금 느슨하게 풀어줘도 될 만큼 한적했습니다. 다만, 펜션 내 주차장은 경사가 조금 있는 편이라 짐을 내릴 때는 미리 브레이크를 확실히 잠그는 게 안전합니다. 그리고 근처에 편의점이 도보로는 조금 멀리 있어서, 간단한 간식이나 필요한 물품은 미리 사 들어가는 걸 추천드려요. 저는 깜빡하고 강아지 간식을 두고 와서 아침에 콩이 눈치를 한참 봤답니다.
이번 세종 여행은 짧았지만, 콩이의 표정이 평소보다 훨씬 편안해 보여서 저까지 덩달아 행복해진 시간이었습니다. 복잡한 서울을 벗어나 조용한 자연 속에서 강아지와 온전히 교감하고 싶은 분들께 이곳을 살포시 추천하며, 다음에는 더 남쪽으로 내려가 겨울 바다를 보여주러 가야겠다고 다짐하며 글을 맺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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