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전남 쪽으로 바람 좀 쐬고 올 일이 있어서 겸사겸사 강아지랑 짐을 싸 들고 길을 나섰어요. 요즘 날씨가 참 애매하죠. 낮엔 볕이 따갑다가도 해가 기울면 제법 쌀쌀해져서 강아지 발바닥 온도까지 자꾸 신경이 쓰이더라고요. 이번 여행은 사실 전주 한옥마을을 강아지랑 같이 걸어보고 싶어서 계획한 코스였는데, 막상 가려고 보니 숙소부터가 고민이었어요. 전주 근처에서 묵을 만한 곳을 찾다가 결국 전남 애견동반 펜션을 잡고 거기서부터 동선을 짜는 쪽으로 마음을 정했죠. 전주랑 전남이 붙어 있으니 차로 조금만 달리면 되니까 오히려 더 여유롭더라고요.
한옥마을 초입, 강아지가 처음 만난 돌담길
전주 한옥마을에 도착했을 때가 오전 열 시쯤이었어요. 주차는 공영주차장에 했는데, 주말이라 그런지 벌써 자리가 꽤 찼더라고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일찍 출발한 게 신의 한 수였어요. 강아지를 안고 차에서 내리니 첫 반응이 아주 재미있었는데, 익숙한 아스팔트 냄새 대신 흙과 나무 냄새가 나는지 코를 바닥에 거의 붙이다시피 하고 킁킁거리면서 걷더라고요. 한옥마을 특유의 낮은 돌담길을 따라 천천히 걸어 올라가는데, 강아지가 담장 사이로 비치는 햇살을 피해 이리저리 자리를 옮기는 모습이 꼭 작은 탐험가 같았어요. 사람이 많지 않은 골목을 골라 걷는 게 포인트예요. 메인 길은 역시 붐비니까요.

전남 애견동반 펜션으로 돌아가는 길, 그 여유로움
한옥마을을 한 바퀴 다 돌고 나니 오후 두 시가 넘었더라고요. 강아지도 슬슬 지치는 기색이 역력해서 중간중간 카페 테라스에서 물도 먹이고 쉬어줬어요. 전주 시내 쪽 애견동반 카페가 몇 군데 있긴 한데, 야외석이 있는 곳으로 골라 들어가면 강아지가 훨씬 편안해하더라고요. 그렇게 전주에서의 산책을 마무리하고 다시 차를 몰아 전남 애견동반 펜션으로 향했어요. 숙소에 도착하니 넓은 마당이 펼쳐져 있었는데, 강아지가 차 문이 열리자마자 냄새를 맡고는 꼬리를 세차게 흔들면서 마당을 한 바퀴 뛰더라고요. 실내에 들어가서도 낯선 곳인데도 불구하고 금방 자기 자리를 찾아 누워버리는 걸 보니, 아무래도 하루 종일 걸은 게 꽤 즐거웠던 모양이에요. 펜션 고르실 때는 마당이 있는 곳, 그리고 주변에 산책로가 있는지를 꼭 확인하시는 게 좋아요. 저는 그 두 가지를 제일 중요하게 봤는데, 이번엔 운 좋게 둘 다 만족스러웠거든요.
다음 날 아침, 강아지와 함께한 조용한 산책

다음 날 아침 일찍 일어나서 펜션 주변을 한 바퀴 돌았어요. 아침 공기가 차가워서 강아지가 숨을 쉴 때마다 입김이 하얗게 보이더라고요. 앞서 걷던 강아지가 가끔 뒤돌아보면서 제가 따라오는지 확인하는 눈빛이 참… 뭐랄까, 그냥 같이 있다는 게 좋은 거구나 싶었어요. 전주 한옥마을도 좋았지만, 솔직히 이번 여행에서 제일 마음에 들었던 건 이 아침 산책 시간이었어요. 사람도 없고, 소리도 없고, 그냥 강아지 발소리랑 새소리뿐이라서요. 전남 쪽은 전주에 비하면 한적한 곳이 많아서 강아지랑 걷기에는 오히려 더 낫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이번 전남 여행은 짧았지만 강아지랑 같이 걷고, 쉬고, 자는 모든 순간이 참 자연스럽게 흘러갔어요. 다음에는 남해 쪽으로 발길을 돌려볼까 해요. 바다 보이는 산책로가 있다고 하니, 강아지가 또 어떤 표정을 지을지 벌써부터 궁금해지네요. 여행은 늘 다음을 기약하게 만드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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