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부터 날씨 예보를 몇 번이나 들여다봤는지 모르겠다. 주말마다 비 소식이 겹쳐서 계속 미뤄두기만 했던 전남 나들이, 이번에는 정말 물러설 곳 없이 짐을 쌌다. 새벽부터 부산스럽게 움직이는 나를 보고 우리 강아지도 뭔가 감을 잡았는지 현관 앞에서 꼬리를 세차게 흔들고 있었다. 차에 타자마자 창밖을 한참 바라보더니 이내 곤히 잠이 들었고, 나는 그 옆에서 커피를 홀짝이며 남쪽으로 내려가는 길을 즐겼다. 이번 여행의 목적지는 단순했다. 전남 애견동반 펜션 한 곳을 거점으로 삼아, 근처 공원과 산책로를 천천히 돌아보는 것.
낯선 풍경 앞에서 잠시 멈추다
펜션에 도착했을 때, 강아지는 차 문이 열리자마자 코를 벌름거리며 바닥 냄새를 맡기 시작했다. 도시에서는 맡을 수 없는 흙과 풀 냄새가 섞인 공기가 낯선지 고개를 갸웃하면서도 이내 마당을 한 바퀴 돌았다. 잔디밭 한쪽에 누워 뒹굴더니 배를 보이고 뒹굴뒹굴 구르는 걸 보니, 오랜만에 제대로 된 나들이에 신이 난 모양이었다.
사실 처음엔 ‘인천 애견 동반 공원’ 쪽을 먼저 검색했었다. 집 근처에서 가볍게 다녀올 곳을 찾다가, 문득 더 멀리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방향을 완전히 틀어 남쪽으로 내려온 거다. 결과적으로 이 선택은 꽤 만족스러웠다. 펜션 주변은 조용했고, 산책로도 넓어서 목줄을 길게 풀어줘도 될 만큼 여유가 있었다. 물론 안전을 위해 사람이 없는 구간에서만 잠깐씩 풀어줬지만, 그 짧은 순간에도 강아지는 앞발을 높이 들고 폴짝폴짝 뛰어다녔다.
작은 공원에서 만난 뜻밖의 여유
둘째 날 오전에는 근처 작은 근린공원을 찾았다. 규모는 크지 않았지만 나무 그늘이 잘 조성되어 있어서 사람도 강아지도 쉬어가기 좋았다. 벤치에 앉아 있으면 강아지가 내 발밑에 턱을 대고 엎드려 있었는데, 그 온기가 꽤 포근했다. 한참 그렇게 있다가 다른 반려인과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서로 “어디서 오셨어요?” 같은 이야기를 주고받는 것만으로도 여행의 온도가 조금 더 올라가는 기분이었다.
이번 전남 애견동반 펜션을 고를 때 가장 신경 쓴 건 마당 유무와 주차 편의였다. 짐이 많고 강아지도 있어서 주차 동선이 복잡하면 체력이 확 빠지기 때문이다. 다행히 이곳은 주차 공간이 넉넉했고, 마당과 숙소가 바로 연결되어 있어서 짐을 옮기는 데 큰 불편이 없었다. 다만 저녁에는 모기가 좀 있어서 기피제를 챙겨간 게 신의 한 수였다. 여름철이라면 특히 이 점을 미리 준비해두는 걸 권하고 싶다.

멍하니 바라본 노을, 그리고 다음 계획
마지막 날 저녁에는 숙소 앞 평상에 앉아 노을을 봤다. 강아지는 내 무릎에 앞발을 올리고 멀리 산 쪽을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이내 눈을 감고 졸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아, 이래서 사람들이 강아지랑 여행을 다니는구나’ 하는 생각이 스쳤다. 거창한 관광지가 아니어도, 낯선 공간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만으로 충분히 의미가 있었다.
돌아오는 길에 강아지는 또 창밖을 보다가 잠들었다. 다음엔 더 남쪽으로 내려가서 해변 산책로가 있는 곳을 찾아봐야겠다. 전남 애견동반 펜션 몇 곳을 미리 저장해두었으니, 가을쯤 다시 이 길을 달릴 생각이다. 그때도 아마 이 녀석은 현관 앞에서 꼬리를 흔들고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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