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갑자기 일이 생겨서 충남까지 내려갈 일이 있었어요. 차 안에서 두 시간 넘게 달리는데, 옆자리에 앉은 강아지가 창밖만 하염없이 쳐다보는 게 괜히 미안하더라고요. 평소엔 서울 반려견 동반 카페나 근교 산책 코스만 맴돌았는데, 이번엔 아예 하루 묵고 오자 싶어서 충남 애견동반 펜션을 급하게 알아봤어요. 예약이 다 찼으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평일이라 그런지 한 곳이 딱 비어 있었죠.
낯선 마당에서 신나게 뛰던 아이
도착하니 오후 네 시쯤이었고, 늦가을이라 해가 금방 넘어갈 것 같았어요. 차에서 내리자마자 강아지가 목줄을 팽팽하게 당기면서 마당 쪽으로 달려갔어요. 펜션 앞 잔디밭이 꽤 넓어서, 서울 아파트 단지 산책로에서는 절대 못 하던 전력 질주를 하더라고요. 코를 땅에 대고 여기저기 킁킁대다가, 나뭇잎 하나를 물고 저한테 가져오는 척하다가 다시 도망가는 걸 몇 번이나 반복했어요.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두 시간 운 보람이 있구나 싶었죠.
실내는 생각보다 깔끔했어요. 바닥이 미끄러운 대리석이 아니라 강아지가 뛰어도 미끄러지지 않는 재질이라 안심됐고, 침대 옆에 쿠션 하나를 내려놓으니 알아서 자리 잡고 누워 있더라고요. 다만 주차장이 협소해서 저녁에 도착했다면 조금 애먹었을 것 같아요. 체크인 전에 미리 연락해서 주차 자리를 확인하는 게 좋겠더라고요.
밤에 생각난 서울의 그 카페
저녁을 먹고 나서 펜션 마당에 있는 작은 테이블에 앉아 있었어요. 강아지는 제 발치에서 꾸벅꾸벅 졸고 있었고, 저는 따뜻한 차 한 잔을 들고 있었죠. 그런데 문득 서울에서 자주 가던 반려견 동반 카페가 떠오르더라고요. 사람들 웅성거리는 소리, 커피 머신 돌아가는 소리, 옆 테이블 강아지랑 인사하던 기억. 그 소란스러움도 나름 좋았는데, 이렇게 조용한 충남 애견동반 펜션에서 보내는 밤은 또 다른 종류의 편안함이 있더라고요. 강아지도 낯선 곳에서 잠을 잘 잘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오히려 집보다 더 깊이 자는 것 같았어요.
다음 날 아침에는 근처 산책로를 한 바퀴 돌았어요. 이른 시간이라 안개가 살짝 끼어 있었고, 강아지가 풀밭 이슬을 밟으면서 발이 젖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앞장서서 걸었죠. 서울에서는 늘 사람 눈치를 보며 걸어야 했는데, 여기서는 그럴 필요가 없어서 저도 모르게 어깨가 펴지더라고요.

아쉬웠던 점도 솔직히 말하면
완벽하지만은 않았어요. 펜션 주변이 생각보다 외져서 저녁에 나가서 먹을 곳이 마땅치 않았고, 근처 편의점도 차로 십 분은 가야 했어요. 다음에 다시 온다면 간단한 먹거리는 미리 사 가야겠다고 다짐했죠. 그리고 강아지랑 함께 갈 수 있는 식당이 거의 없어서, 결국 펜션에서 배달 음식을 시켜 먹었어요. 그래도 그 시간이 불편하기보다는, 오히려 둘이서 조용히 먹는 저녁이라 나쁘지 않았어요.
충남 여행을 마무리하면서, 다음에는 좀 더 남쪽으로 내려가 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강아지랑 같이 갈 수 있는 곳이 점점 늘어나는 게 반갑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이런 조용한 곳이 너무 유명해지지는 않았으면 하는 마음도 있더라고요. 아무튼 이번 충남 애견동반 펜션은 저와 강아지 모두에게 잘 맞는 쉼표 같은 하루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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