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애견동반 펜션에서 보낸 늦가을, 전주 한옥마을처럼 고즈넉한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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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눈을 뜨니 유리창 밖으로 성긴 나뭇가지 사이로 햇살이 쏟아지고 있었다. 어느새 늦가을이다. 주말 내내 집에만 있던 우리 댕댕이, 이름하여 토리가 창가에 앉아 한숨을 쉬는 것 같아 마음이 쓰였다. 마침 경기도 쪽에 볼일이 생겨서, 겸사겸사 토리와 함께 하룻밤을 묵을 수 있는 곳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검색창에 이것저것 입력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경기 애견동반 펜션’이라는 키워드가 눈에 들어왔다. 전주 한옥마을만큼 정감 가는 골목은 아니어도, 경기도 외곽의 조용한 마을에 자리 잡은 작은 펜션이라면 토리와 나만의 느긋한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차로 한 시간 반쯤 달리자 도심의 소음이 멀어지고, 논둑과 얕은 산자락이 펼쳐지는 풍경이 나타났다. 네비게이션이 알려준 골목 끝에 도착하니, 붉은 벽돌로 지어진 아담한 2층 건물이 반겨주었다. 마당에는 키 작은 잔디밭이 있고, 그 앞으로 대나무 울타리가 둘러져 있어서인지 왠지 모르게 전주 한옥마을의 그윽한 분위기가 떠올랐다. 문을 열자마자 토리가 바닥을 신나게 킁킁거리며 마당 한 바퀴를 돌았다. 낯선 냄새에 꼬리가 부러질 듯 흔들어 대는 모습을 보니, 데리고 온 보람이 뿌듯했다.

경기 애견동반 펜션에서 보낸 늦가을, 전주 한옥마을처럼 고즈넉한 하루

잔디밭 위에서 만난 느린 오후

짐을 풀고 잔디밭에 돗자리를 깔자 토리가 폴짝폴짝 뛰어와 내 무릎에 머리를 폭 파묻었다. 가만히 등을 쓰다듬어 주는데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왔다. 토리는 잠시 고개를 들어 바람 냄새를 맡더니, 다시 내 품에 안겨 눈을 감았다. 낮잠을 청하는 것이다. 도심 공원에서는 좀처럼 보지 못하던 평온한 표정이었다. 한옥마을 담벼락 아래 앉아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는 기분이랄까. 여행지가 꼭 먼 곳에만 있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녁이 되자 펜션 주인분이 근처 산책로를 알려주셨다. 마을 뒤편으로 난 완만한 흙길인데, 가로등이 많지 않아서 손전등을 챙기라고 귀띔해 주셨다. 토리와 나는 하늘하늘한 가로등 불빛 아래를 천천히 걸었다. 토리는 평소처럼 앞서가지 않고, 내 보폭에 맞춰 조용히 따라왔다. 가끔 고개를 돌려 나를 확인하는 눈빛에 저녁 바람이 참 따뜻하게 느껴졌다. 돌아오는 길, 펜션 마당에서 본 달빛은 유난히 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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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만의 작은 여행, 그리고 다음 목적지

다음 날 아침, 마당에 나가 보니 이슬이 맺힌 잔디가 반짝이고 있었다. 토리는 어제와 달리 마당 구석구석을 열심히 탐색하느라 바빴다. 아침 공기를 가득 들이마시며 커피 한 잔을 내려 마시는데, 이런 여유가 오랜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찾은 이곳, 경기 애견동반 펜션은 특별한 액티비티나 화려한 시설은 없었지만, 우리가 함께 느리게 지나가는 시간을 즐기기에는 충분했다. 아침을 정리하고 펜션을 나서며, 토리가 뒷좌석에서 창밖을 바라보는 모습을 보니 벌써 다음 여행이 기대되었다.

다음에는 전라도 쪽으로 내려가서 오래된 돌담길을 걷고 싶다. 이름난 한옥마을이 아니어도, 토리와 함께라면 그곳이 어디든 좋은 여행지가 될 테니까. 가을이 물들기 전에, 다시 만나자고 마음속으로 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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