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애견동반 펜션에서 보낸 초록빛 주말, 수목원 산책이 이렇게 좋을 줄이야

지난주 내내 비 소식만 들리던 예보가 주말 아침에 기분 좋게 빗나갔다. 창밖으로 들어오는 햇살이 너무 따사로워서, 이건 그냥 집에 있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급하게 짐을 싸 들고 향한 곳은 다름 아닌 경기 애견동반 펜션. 사실 처음부터 펜션을 목적지로 정했던 건 아니고, 경기도 쪽 수목원 중에 강아지랑 같이 걸을 수 있는 곳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겸사겸사 1박 2일 일정을 짜게 됐다. 차에 타자마자 뒷자리에서 코를 창밖으로 내밀던 녀석은 고속도로 톨게이트를 지날 때마다 커다란 귀를 쫑긋 세우곤 했다.

초록이 짙은 수목원, 강아지도 쉬어가는 길

수목원 입구에 도착했을 때가 오전 열 시쯤이었는데, 주차장이 생각보다 넉넉해서 차를 대는 데 스트레스가 없었다. 다만 인기 있는 시간대에는 금방 자리가 차는 것 같으니 조금 서두르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입장하면서 리드줄 착용과 배변 봉투 지참은 기본이라는 안내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 산책로는 대부분 흙길과 나무 데크로 되어 있어서 강아지 발바닥에도 부담이 적었다. 녀석은 처음 보는 풀냄새와 흙냄새에 코를 거의 땅에 붙이고 다녔다. 중간중간 계곡물 소리가 들리는 구간에서는 잠깐 멈춰 서서 물가 쪽을 흘끔거리더니, 결국 앞발을 담가버려서 발을 닦느라 수건을 꺼내야 했다. 그래도 신나서 폴짝폴짝 뛰는 걸 보니 데려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경기 애견동반 펜션에서 보낸 초록빛 주말, 수목원 산책이 이렇게 좋을 줄이야

수목원 안쪽으로 들어가니 사람이 확 줄어드는 구간이 있었다. 큰 나무들이 우거진 오솔길이라 햇빛이 적당히 걸러져서 강아지도 덥지 않게 걸을 수 있었다. 벤치마다 그늘이 잘 드는 자리가 있어서 중간중간 쉬어가기도 좋았다. 다만 일부 구간은 경사가 제법 있어서 노령견이나 관절이 약한 아이들은 천천히 오르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그릇과 물은 꼭 챙겨야 한다. 수목원 내에 급수대가 몇 군데 있긴 하지만 강아지용 물그릇까지 있는 곳은 드물었다.

저녁엔 경기 애견동반 펜션에서 뒹굴뒹굴

수목원에서 두어 시간을 걷고 나니 사람도 강아지도 배가 고파졌다. 차로 삼십 분쯤 달려 도착한 경기 애견동반 펜션은 생각보다 조용한 곳에 자리 잡고 있었다. 마당이 넓어서 목줄을 풀고 잠깐 뛰어놀게 해줄 수 있었는데, 녀석은 마당 구석구석을 코로 훑고 다니더니 이내 잔디 위에 배를 깔고 누워버렸다. 그 모습을 보면서 ‘아, 오늘 제대로 힘 뺐구나’ 싶어서 웃음이 났다. 펜션 사장님도 강아지에 익숙한 분이어서 체크인할 때 이것저것 물어보지 않아 편했다. 실내는 생각보다 깔끔했고, 무엇보다 바닥이 미끄럽지 않아서 강아지가 뛰어다녀도 크게 신경 쓰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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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는 펜션 앞마당에서 간단하게 바비큐를 했다. 고기 굽는 냄새를 맡은 녀석이 옆에서 눈을 초롱초롱하게 뜨고 앉아 있는 통에 결국 구운 애호박 몇 조각을 나눠줬다. 밤이 되니 도시에서는 볼 수 없는 별이 쏟아질 듯 펼쳐졌고, 강아지는 이불 위에서 금세 곯아떨어졌다. 다음 날 아침에는 펜션 주변 산책로를 한 바퀴 돌았다. 안개가 살짝 낀 풀밭 길을 걸으니 왠지 모르게 마음이 차분해졌다.

돌아오는 길에 녀석은 뒷자리에서 세상모르고 잠들어 있었다. 창밖으로 스쳐 가는 경기의 들판을 보면서, 다음에는 좀 더 남쪽으로 내려가서 다른 수목원도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강아지랑 함께하는 여행은 준비할 게 은근히 많지만, 그만큼 돌아오는 길에 느껴지는 뿌듯함도 크다. 다음 목적지는 아마 경기 외곽의 조용한 호수 쪽이 되지 않을까 싶다. 그때도 오늘처럼 날씨가 도와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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