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으로 향하는 차창 밖으로 스치는 풍경이 유난히 맑았던 날이었어요. 사실 그날은 울산 태화강 쪽으로 산책을 나갈 계획이었는데, 아침부터 부슬부슬 내리던 비가 오후 들어서야 그치더군요. 흐린 하늘 아래 젖은 강변 길은 미끄러울 게 뻔했지만, 오히려 그 덕분에 사람이 거의 없어서 강아지랑 느긋하게 걷기엔 더할 나위 없었죠. 그렇게 울산 쪽을 한 바퀴 돌고 나니 문득 더 넓은 곳으로 떠나고 싶어졌고, 예전부터 눈여겨보던 경북 애견동반 펜션 하나를 떠올렸어요. 예약은 이미 며칠 전에 해둔 상태였거든요.
태화강 산책로에 내려서자마자 우리 강아지는 코를 바닥에 거의 붙이다시피 하며 걸었어요. 잔디밭 여기저기서 나는 온갖 냄새를 맡느라 앞으로 나아가질 못하더라고요. 특히 강변을 따라 늘어선 갈대밭 근처에서는 꼬리를 세우고 한참을 서성였는데,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 소리에도 귀를 쫑긋 세우는 게 꽤 신기해 보였어요. 저는 그런 모습을 뒤에서 한참 바라보다가 겨우 걸음을 재촉했죠. 산책로가 넓고 평탄해서 리드줄을 조금 길게 풀어줘도 될 만큼 여유가 있었고, 중간중간 벤치도 있어서 쉬어가기 좋았어요. 주차는 강변 공영주차장을 이용했는데, 평일 오후라 그런지 자리가 넉넉했어요.
경북 애견동반 펜션에 도착한 밤
태화강을 충분히 즐기고 나서 경북 쪽으로 차를 조금 더 달렸어요. 도착한 경북 애견동반 펜션은 생각보다 조용한 숲자락에 자리 잡고 있었는데, 문을 열자마자 강아지가 먼저 마당으로 달려 나가더군요. 펜션 마당에 마련된 잔디밭에서 한참을 뛰어놀다가, 지쳐서 제 발치에 와서 눕는 모습을 보니 괜히 뿌듯했어요. 실내는 생각보다 깔끔했고, 무엇보다 바닥이 미끄럽지 않아서 강아지가 편하게 돌아다닐 수 있었던 점이 마음에 들었어요. 다만 저녁에는 주변에 편의점이 멀어서 필요한 간식이나 물은 미리 사두는 게 좋겠더라고요. 다음 날 아침에는 펜션 뒤쪽 산책로를 한 바퀴 돌았는데, 이끼 낀 돌계단이 조금 미끄러워서 강아지 발을 조심히 살폈어요.
다시 강변을 떠올리며

사실 이번 여행의 시작은 울산 태화강이었지만, 돌이켜보면 경북 애견동반 펜션에서 보낸 하룻밤이 여행의 중심이었던 것 같아요. 낯선 곳에서도 금세 적응하고 마당을 제 집처럼 누비던 강아지를 보면서, 다음엔 더 긴 일정으로 와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펜션 주인분이 친절하게 주변 산책 코스도 알려주셨는데, 다음에 오면 그 길로 한번 걸어보려고요. 아침에 창문 열면 들리는 새소리와 풀 냄새가 참 좋았거든요.
경북 여행을 마무리하며 차에 오르는데, 강아지가 뒷자리에서 곧바로 잠들더군요. 그렇게 푹 자는 모습을 보니 괜히 흐뭇해졌어요. 다음 목적지는 아직 정하지 못했지만, 아마도 또 물가나 숲이 있는 곳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이번처럼 예약만 미리 해두면, 강아지와 함께하는 여행은 언제나 생각보다 수월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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