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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경북에 사는 친구가 전화를 걸어왔다. “우리 집 댕댕이랑 완도 애견 해변 갈 건데, 너희도 같이 갈래?”라는 제안에 고민할 틈도 없이 짐을 쌌다. 사실 경북 애견동반 펜션을 알아보던 참이라, 완도까지 가는 길에 하루 먼저 들러 쉬어 갈 겸 계획을 세웠다. 새벽같이 집을 나서는데, 차창 너머로 보이는 동해의 물빛이 유난히 맑았다.
파도 소리에 귀 쫑긋, 첫 만남의 설렘
완도에 도착했을 때는 오후 두 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다. 애견 해변 입구에 도착하자마자 우리 강아지가 조수석에서 몸을 일으켜 창밖을 향해 킁킁거리기 시작했다. 바닷바람 냄새가 처음인지, 코를 들썩이며 낑낑대는 모습이 어찌나 귀여운지. 차에서 내리자마자 모래 위를 폴짝폴짝 뛰어다니던 녀석이, 파도가 밀려오는 걸 보고는 잠시 멈칫했다. 하얀 거품을 머금은 물결이 발등을 살짝 적시자, 놀란 토끼처럼 뒤로 물러서더니 이내 꼬리를 흔들며 다시 다가갔다. 그 반복이 한참을 이어졌다.
해변은 생각보다 넓었고, 반려견과 온 보호자들도 서로 눈인사를 나누며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주차장이 해변에서 도보 3분 거리라 짐 옮기기도 수월했고, 중간중간 그늘막이 설치되어 있어 잠시 쉬어가기에 좋았다. 우리 녀석은 처음 보는 바다에 완전히 매료된 듯, 물놀이를 하다 모래를 굴러가다를 반복하며 한 시간 내내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바다 냄새를 품고 돌아온 밤, 펜션의 온기
해질 무렵, 흠뻑 젖은 녀석을 데리고 숙소로 향했다. 완도에서 하룻밤 묵을까도 생각했지만, 다음 일정이 있어 다시 경북으로 향하는 길에 애견동반 펜션을 잡았다. 문을 열자마자 따뜻한 온돌 바닥에 배를 붙이고 누운 녀석이 곧바로 코를 골기 시작했다. 아마 하루 종일 신나서 뛰어다닌 탓이리라. 샤워를 시키고 저녁을 먹는 동안에도 꿈속에서 다리를 움직이며 파도를 헤엄치는 시늉을 했다.

펜션 마당에는 잔디가 잘 깔려 있어서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다시 한번 뛰어놀게 해줄 수 있었다. 바다에 다녀온 뒤라 그런지, 녀석이 유난히 밝아 보였다. 지친 기색 없이 마당을 한 바퀴 돌고는 내 다리에 기대어 앉아, 뭔가 뿌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경북 애견동반 펜션을 고를 때 가장 신경 썼던 게 바로 이런 여유로운 아침이었는데, 기대 이상이었다.
돌아오는 길, 차창 밖 풍경에 담긴 추억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녀석은 뒷좌석에 엎드려 창밖을 바라보았다. 지나가는 풍경에 귀를 쫑긋거리다가도, 이내 다시 눈을 감고 꿈나라로 떠났다. 완도의 파도 소리와 경북의 고즈넉한 아침 풍경이 오늘 하루, 우리에게 특별한 하루를 선물해 주었다. 다음에는 남해안 쪽으로 내려가, 더 조용한 해변을 찾아보고 싶다. 그때는 녀석이 파도와 더 친해져 있을 테니, 함께 멀리까지 수영도 할 수 있지 않을까. 벌써부터 다음 여행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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