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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의 마지막 날, 아침 공기가 제법 쌀쌀했다. 어쩌다 보니 제주 여행의 피날레를 경주에서 하게 됐다. 비행기에서 내려 렌트카를 몰고 황리단길로 향하는데, 뒷좌석에서 울보가 창밖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귀가 바람에 살랑살랑 흔들리는 모습이 왠지 여행자처럼 보여서 웃음이 났다.
황리단길, 반려견과 걷는 시간
황리단길은 생각보다 사람이 많았다. 주말 오전이었는데도 카페마다 줄이 길었고, 대부분 젊은 커플들이나 가족 단위 여행객이었다. 울보는 처음 보는 북적임에 약간 긴장한 듯 귀를 쫑긋 세웠지만, 곧 익숙해졌다. 길바닥에 앉아 간식을 달라며 애교를 부리기 시작했으니까.

가장 좋았던 순간은 황리단길 초입에 있는 작은 골목이었다. 한옥 지붕 사이로 봄 햇살이 쏟아지고, 바닥에는 벚꽃잎이 흩어져 있었다. 울보가 그 잎사귀를 코로 킁킁거리며 천천히 걸어가는데, 마치 시간이 멈춘 듯했다. 주차는 황리단길 공영주차장을 이용했는데, 생각보다 자리가 넉넉해서 다행이었다. 다만 주말 오후에는 만차가 될 수 있으니 오전 일찍 가는 걸 추천한다.
우리가 묵은 곳, 경주 애견 동반 펜션
사실 이번 여행의 가장 큰 고민은 숙소였다. 제주에서 경주로 넘어오는 일정이라 반려견과 함께할 수 있는 곳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다가 우연히 알게 된 곳이 있었는데, 바로 경주 애견 동반 펜션이었다. 황리단길에서 차로 15분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어서 접근성도 좋았고, 무엇보다 마당이 넓어서 울보가 마음껏 뛰어놀 수 있었다.
펜션에 도착하자마자 울보가 마당으로 달려갔다. 잔디 위를 신나게 구르고, 주변 냄새를 맡느라 정신이 없었다. 방 안에는 반려견 전용 매트와 물그릇, 간식까지 준비되어 있어서 세심함에 감동했다. 저녁에는 마당에 돗자리를 깔고 울보와 함께 별을 보며 맥주를 마셨다. 그 순간만큼은 모든 걱정이 사라지는 기분이었다.

돌아오는 길, 아쉬움과 다짐
경주를 떠나는 날, 울보가 뒷좌석에서 자꾸 뒤를 돌아봤다. 아마도 그 넓은 마당이 그리웠나 보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황리단길의 벚꽃길과 펜션 마당에서의 시간이 영화처럼 스쳐 지나갔다.
다음에는 가을에 다시 오자고 다짐했다. 단풍이 든 황리단길은 또 얼마나 아름다울까. 그리고 그때도 꼭 경주 애견 동반 펜션에 묵어야겠다. 울보와 함께하는 여행은 언제나 특별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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