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볕이 유난히 따사롭던 지난주, 나는 충남의 한적한 시골길을 따라 운전을 하고 있었다. 사실 이번 여행의 시작은 좀 엉뚱했다. 대구 수성구에서 평소에 자주 가던 강아지 산책 코스에 살짝 질려버린 탓이었다. 매일 같은 벚꽃 길을 걷다 보면 우리 댕댕이도 나도 ‘아, 새로운 냄새가 필요해’라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급하게 짐을 싸서 달려간 곳이 바로 충남 애견동반 펜션이었다. 처음 가보는 곳이라 약간 긴장도 됐지만, 차창 밖으로 스치는 논과 하늘이 너무 맑아서 금세 기분이 좋아졌다.
펜션 도착, 첫인상과 냄새 탐험
도착하자마자 내린 우리 강아지의 반응은 그야말로 폭발적이었다. 평소 대구 아파트 단지에서는 절대 볼 수 없던 넓은 마당을 보자마자 꼬리를 세차게 흔들며 이리저리 코를 박았다. 잔디 위에 코를 대고 한참을 킁킁거리더니, 갑자기 뒷발로 잔디를 긁으며 신나게 뛰어다녔다. 그 모습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졌다. 펜션 주인분이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 수 있도록 잔디 관리를 자주 한다’고 말씀해주셨는데, 실제로 발에 닿는 흙과 잔디가 부드럽고 깨끗했다. 주차는 펜션 바로 앞에 할 수 있어서 짐을 옮기기도 편했고, 밤에 산책 나갈 때도 차량 걱정이 없어 좋았다.

산책길에서 마주친 가을
저녁 무렵, 우리는 펜션 근처에 있는 작은 둑방길로 산책을 나갔다. 해가 지면서 공기가 쌀쌀해지기 시작했지만, 강아지에게는 그런 게 문제가 아니었다. 길가에 떨어진 감나무 잎사귀를 물고 흔들고, 바람에 흩날리는 억새를 쫓느라 정신이 없었다. 특히 인상 깊었던 순간은, 그가 논둑에 앉아서 멀리 보이는 석양을 바라보던 모습이었다. 평소 대구에서 산책할 때는 차 소리와 사람들 북적임에 항상 긴장하고 있던 녀석이, 여기서는 완전히 긴장을 푼 표정으로 느긋하게 앉아 있었다. 그 모습을 보니 내 마음도 덩달아 편안해졌다. 충남의 여유로운 풍경은 확실히 반려견에게도 좋은 힐링이 되는 것 같았다.
펜션에서의 밤, 그리고 아쉬움

밤이 되자 펜션 내부에서 조용히 쉬었다. 방 안에는 강아지가 편히 쉴 수 있도록 담요와 물그릇이 따로 준비되어 있었고, 바닥도 미끄럽지 않은 재질이라 반려견이 뛰어다녀도 안심이 됐다. 다만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주변에 반려동물과 함께 갈 수 있는 카페나 식당이 조금 멀다는 것이었다. 저녁 식사를 해결하려면 차로 10분 정도는 더 나가야 해서, 간단한 간식과 컵라면으로 때워야 했다. 다음에 올 때는 미리 근처 맛집을 좀 더 꼼꼼히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펜션 자체가 워낙 조용하고 아늑해서, 강아지와 단둘이 차 한 잔 마시며 밤하늘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했다.
다음 날 아침, 짐을 싸며 마지막으로 마당을 한 바퀴 돌았다. 우리 강아지는 마치 ‘여기 또 오자’는 듯이 내 발치에 코를 비볐다. 충남 여행은 짧았지만, 대구 수성구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자연 속에서 반려견과 함께한 시간은 값진 추억이 되었다. 다음에는 더 멀리, 다른 계절에 다시 찾아와야겠다. 그날까지 우리 댕댕이와 나는 충남의 공기를 잊지 못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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