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애견동반 식당에서 만난 봄날, 그리고 강아지와의 소소한 펜션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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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듯 쏟아지던 꽃샘추위가 물러가고, 유채꽃이 한창이던 4월의 어느 주말이었다. 강원도로 여행을 떠나기로 마음먹은 건, 집사인 내가 너무 지쳐 있던 탓이다. 반려견 ‘토리'(6살, 말티즈)는 짐 싸는 소리를 듣고는 벌써부터 꼬리를 흔들며 현관 앞에서 대기 중이었다. 차에 오르자마자 창밖 풍경에 코를 대고 킁킁거리는 토리를 보니, 그렇게 바라던 휴식이 이제 시작되는구나 싶어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강원도라면 역시 산과 바다, 그리고 탁 트인 공기가 최고다. 하지만 반려견과 함께하는 여행에서 가장 신경 쓰이는 건 단연 식사다. 어디서 맘 편히 밥을 먹을 수 있을까 하는 고민. 그날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는 속초 근처의 한적한 펜션에 짐을 풀기 전에, 점심을 해결하기 위해 근처를 검색했다. 그렇게 해서 도착한 곳이 바로 훗날 우리 여행의 하이라이트가 된 광주 애견동반 식당이었다. 이름은 ‘숲속으로’라는 아담한 카페 겸 식당이었는데, 실내가 넓고 테라스도 있어서 강아지와 함께 있기에 참 좋아 보였다.

숲속으로, 그리고 토리의 낯선 탐험

광주 애견동반 식당에서 만난 봄날, 그리고 강아지와의 소소한 펜션 여행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문을 여는 순간, 토리는 긴장한 듯 귀를 쫑긋 세웠다. 낯선 냄새가 가득한 공간이었으니까. 하지만 사장님이 반갑게 맞아주시고, 옆 테이블에 있던 시고르브 잡종견 ‘콩이’가 먼저 인사를 건네오자 금세 긴장이 풀렸다. 토리는 처음 몇 분은 내 다리에 바짝 붙어 있더니, 이내 콩이 냄새를 맡느라 바닥에 코를 대고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그 모습이 어찌나 귀여운지, 잠시 메뉴판 보는 걸 깜빡할 정도였다.

우리는 오리 주물럭과 감자전을 주문했다. 반려견 메뉴도 따로 있어서 토리에게는 닭가슴살 야채 볶음을 시켜줬다. 밥이 나오기 전에 사장님이 강아지 전용 물그릇을 챙겨주신 것도 너무 센스 있었다. 토리는 주인공이 된 듯 신나서 꼬리를 흔들었고, 그 모습을 보니 여행의 피로가 싹 가시는 듯했다. 특히 이 식당의 가장 큰 장점은 테라스가 넓고 잔디밭이 있어서, 식사 후에 토리가 마음껏 뛰어놀 수 있다는 점이었다. 날씨가 좋은 날이었다면 더 좋았을 텐데, 약간 바람이 불어 아쉬웠지만 그래도 강아지와 함께하는 여유로운 식사 시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행복이었다.

펜션에서의 늦은 오후, 그리고 조용한 위로

점심을 먹고 나서 우리가 묵을 펜션으로 이동했다. 강원도 펜션은 어딜 가나 반려견 환영이라고는 하지만, 막상 도착해서 보니 생각보다 수용 공간이 좁은 곳도 많더라. 다행히 우리가 고른 펜션은 정원이 넓고 방과 거리가 분리된 독채 구조라서 토리가 뛰어놀기에 최적화되어 있었다. 펜션 주인분이 “우리 집 강아지도 여기서 뛰놀다 갔어요”라고 말씀하시는 걸 들으니 왠지 모르게 안심이 됐다.

광주 애견동반 식당에서 만난 봄날, 그리고 강아지와의 소소한 펜션 여행

저녁을 어떻게 때울까 고민하다가, 아까 지나가다 본 ‘광주 애견동반 식당’이라는 간판이 떠올랐다. 사실 강원도에서 ‘광주’라는 지명이 낯설었는데, 알고 보니 그 동네 지명이 광주리였던 거다. 웃프지만 기억에 남는 이름이었다. 그래서 저녁에는 그 식당에서 테이크아웃으로 수제 돈가스를 사 와서 펜션 테라스에서 토리와 함께 먹었다. 바람이 제법 쌀쌀했지만, 이불을 덮고 테라스에 앉아 먹는 돈가스의 맛은 그 어떤 미식 여행보다 진했다.

여행의 끝, 그리고 일상으로 돌아가는 길

일요일 아침, 펜션을 나서기 전에 토리와 함께 마지막으로 정원을 산책했다. 이슬 맺힌 잔디 위를 신나게 뛰어다니는 토리를 보면서, 여행이 주는 힘이란 참 크다는 걸 다시 한번 느꼈다. 돌아가는 길에 또 들를 만한 곳이 없을까 검색하다 보니, 오늘 아침에 갔던 식당 근처에 반려견 전용 놀이터가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시간이 촉박해 아쉽게도 다음을 기약했지만, 그게 또 다음 여행의 이유가 될 것 같았다.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토리는 지친 듯 내 무릎에 엉덩이를 붙이고 잠이 들었다. 창밖으로 비치는 봄 햇살이 토리의 하얀 털에 내려앉는 모습을 보면서, 이번 여행이 주는 여운을 오래도록 간직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강원도는 언제 가도 좋지만, 반려견과 함께하니 그 풍경이 더욱 특별하게 느껴진다. 다음엔 광주 애견동반 식당에서 또 어떤 강아지 친구를 만날까 벌써부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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