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애견동반 펜션에서 맞이한 가을 아침, 광안리보다 소란스럽지 않은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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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땅을 밟은 건 사실 오랜만이었다. 서울에서만 살다 보니 ‘충청도’ 하면 떠오르는 건 고속도로 휴게소의 메밀전병 정도였는데, 이번엔 달랐다. 강아지와 함께하는 여행이 처음이었던 터라, 어디로 갈까 한참을 고민하다가 결국 충북 애견동반 펜션을 검색해서 찾아간 곳이었다. 가을볕이 따사롭게 내리쬐던 금요일 오후였고, 차창 밖으로 보이는 산등성이가 노랗게 물들어 있었다.

펜션에 도착하자마자 우리 강아지 ‘콩이’가 현관문 앞에서 꼬리를 흔들며 낑낑거렸다. 평소엔 낯선 곳에서 잘 짖지 않는 애인데, 펜션 마당에 널린 은행잎을 보자마자 미친 듯이 뛰어가더라. 바스락거리는 잎사귀를 코로 파고들며 한참을 뒹굴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아, 이 녀석도 가을을 느끼는구나’ 싶어 절로 웃음이 났다. 실내에 들어가서도 창밖 풍경을 멍하니 바라보는 콩이의 뒷모습이 꽤 진지해서, 나는 그걸 휴대폰 카메라에 담느라 정신이 없었다.

마당이 있는 펜션의 매력

충북 애견동반 펜션에서 맞이한 가을 아침, 광안리보다 소란스럽지 않은 행복

사실 펜션을 고를 때 가장 중요하게 본 건 ‘마당’이었다. 반려견이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 따로 있다는 건, 목줄을 잡고 있는 나의 손목에도 여유를 주는 일이었다. 우리가 묵은 곳은 잔디밭이 그렇게 넓진 않았지만, 대신 울타리가 낮아서 시야가 탁 트여 있었다. 콩이는 그 울타리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을 온몸으로 느끼려는 듯, 귀를 쫑긋 세우고 오래도록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아침에 일어나 커피를 한 잔 내려서 마당에 나가 보니, 이슬이 맺힌 잔디 위를 콩이가 씩씩하게 걷고 있었다. 그때 문득 ‘여행을 온 게 아니라 우리 둘만의 작은 집에 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번잡한 도심의 강아지 카페나 인스타에 올리기 좋은 광안리 해변의 풍경보다, 이 조용한 충북의 아침이 훨씬 더 우리 시간을 천천히 흘러가게 해 주는 것 같았다.

저녁에는 별을 보고, 밤에는 이불 속에서

해가 지고 나면 산골이라 그런지 쌀쌀해지더라. 콩이를 위해 두꺼운 후드티를 하나 더 챙겨 입혀서, 펜션 앞 작은 데크에 앉아 밤하늘을 봤다. 도시에선 볼 수 없던 별이 유난히 많았다. 콩이는 제법 차가워진 공기를 코로 들이마시다가 이내 제 무릎 위로 슬그머니 올라와 웅크렸다. 별을 보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건 아니지만, 서로의 체온이 전해지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대화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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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아침, 펜션 주인장이 알려준 근처 산책로를 다녀왔다. 낙엽이 쌓인 길을 콩이가 앞장서서 걸었는데, 중간중간 돌아보며 내가 따라오는지 확인하는 모습에 괜히 마음이 뭉클해졌다. 산책로 입구에 주차 공간이 넉넉해서 불편함이 없었고, 길도 완만해서 강아지와 걷기에 참 좋았다. 다만 아침 이슬에 바닥이 미끄러울 수 있으니, 신발은 미끄럼 방지가 되는 걸 신는 게 좋겠다.

다시 찾아올 이유가 생긴 여행

짐을 싸서 나오는 길, 콩이가 차 뒷좌석에서 조용히 창밖을 바라보았다. 지난 이틀 동안 참 많이 뛰어놀았으니, 지금쯤은 꿈속에서 은행잎을 쫓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충북 애견동반 펜션을 이번에 처음 경험했는데, 생각보다 훨씬 더 편안하고 아늑했다. 다음엔 계절을 바꿔서, 봄꽃이 필 무렵에 다시 와 보고 싶다. 그때는 콩이도 더 커서 더 먼 길을 걸을 수 있겠지. 그날을 기약하며, 우리는 서울로 돌아가는 고속도로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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