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안개 걷힌 설악산에서, 전남 애견동반 펜션으로 이어지는 우리들의 첫 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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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우리 집 봄돌이는 원래 산이랑은 거리가 먼 개였다. 서울 한복판에서 태어나 아스팔트 냄새에 익숙해진 푸들인데, 어느 날 남편이 “설악산 가서 공기나 쐬자”는 말도 안 되는 제안을 했다. 나는 고개를 저었지만, 정작 봄돌이는 그 말을 듣고 귀를 쫑긋 세우더니 현관문 앞에서 꼬리를 흔들었다. 그렇게 우리는 전남 애견동반 펜션을 예약하고, 설악산을 향해 차를 몰았다. 사실 펜션은 전남이었는데, 왜 설악산이냐고? 그건 우리 부부의 이상한 여행 습관 때문이다. 목적지를 정하면 꼭 그 반대 방향으로 한 번 더 들르는 버릇이 생긴 지 오래다.

비포장길에서 시작된 꼬리 흔들기

설악산 입구에 도착했을 때는 아침 안개가 자욱했다. 주차장에서 내리자마자 봄돌이는 낯선 흙냄새에 코를 벌름거렸다. 평소엔 아스팔트에서조차 코를 바닥에 대고 걷지 않던 녀석이, 비포장 흙길을 보자마자 앞발로 땅을 긁기 시작했다. 나는 가죽 목줄을 꽉 쥐고 “천천히 가자”라고 말했지만, 봄돌이는 이미 한 걸음에 두 걸음씩 내달리고 있었다.

등산로 초입의 완만한 경사에서 봄돌이는 갑자기 멈춰 섰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 나를 한 번 쳐다보더니, 다시 앞을 향해 길게 숨을 내쉬었다. 마치 “여기 괜찮네, 들어가 보자”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그 순간, 나는 전남 애견동반 펜션에서 보낼 오후를 상상하며 미소를 지었다. 개와 함께하는 여행은 항상 이렇게, 그 녀석의 표정 하나로 분위기가 바뀌는 법이다.

새벽 안개 걷힌 설악산에서, 전남 애견동반 펜션으로 이어지는 우리들의 첫 산행

정상에서 만난 바람, 그리고 우리들의 침묵

한 시간쯤 올랐을까. 봄돌이는 이미 혀를 빼꼼 내밀고 헥헥거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눈빛은 여전히 반짝였다. 바위 틈새에서 물이 스며 나오는 곳에서 잠시 쉬어가기로 했다. 봄돌이는 물그릇에 코를 박고 물을 마시다가, 갑자기 고개를 들어 아래쪽을 응시했다. 안개가 걷히고 설악산의 웅장한 능선이 그제서야 모습을 드러냈다.

나는 봄돌이를 무릎 위에 앉히고 함께 그 풍경을 바라봤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바람 소리와 봄돌이의 숨소리만이 번갈아 들렸다. 그 시간이 길어질수록, 나는 왜 이렇게까지 개를 데리고 여행을 다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다. 단순히 좋아하는 장소를 함께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이 녀석이 처음 보는 풍경을 마주할 때마다 꼬리를 흔들고, 귀를 쫑긋 세우고, 가끔은 두려워하며 나에게 다가오는 그 모든 순간이 내게는 여행의 전부이기 때문이다.

하산 길은 조용했다. 봄돌이는 지친 듯 천천히 걸었지만, 가끔씩 뒤를 돌아보며 내가 따라오는지 확인했다. 그리고 그때마다 나는 “여기 있어, 걱정 마”라고 작게 말해주었다. 주차장에 도착해서 목줄을 풀어주자, 녀석은 차 문 앞에서 엎드려 내리막길을 바라봤다. 그 모습이 왠지 아쉬워 보였다. 나는 녀석의 귀 뒤를 살짝 긁어주며 말했다.

“다음엔 더 높은 데 가자.”

새벽 안개 걷힌 설악산에서, 전남 애견동반 펜션으로 이어지는 우리들의 첫 산행

전남으로 가는 길, 봄돌이의 꿈결 같은 낮잠

설악산에서 내려와 차를 몰아 전남으로 향하는 동안, 봄돌이는 뒷좌석에서 곤히 잠들었다. 가끔 다리를 움찔거리며 꿈을 꾸는 듯했다. 아마도 산에서 본 풍경을 다시 걷고 있는 게 분명했다. 우리가 도착한 전남 애견동반 펜션은 한적한 골목 끝에 자리 잡고 있었다. 마당이 넓어서 봄돌이가 뛰어놀기에 딱 좋았고, 주인 아주머니는 봄돌이를 보자마자 개껌을 하나 건네주며 “산 다녀왔나 보네”라고 웃어주셨다.

저녁이 되자 봄돌이는 마당에 깔린 담요 위에 엎드려 하늘을 바라보았다. 나는 그 옆에 앉아, 하루 동안의 산행을 떠올렸다. 아침의 안개 속 설악산, 흙냄새에 코를 벌름거리던 녀석의 모습, 그리고 정상에서 마주한 바람까지. 모든 것이 꿈같이 지나갔지만, 봄돌이의 꼬리가 땅을 두드리는 소리는 여전히 생생했다.

다음 목적지는 아직 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봄돌이가 있는 한, 어디든 갈 수 있을 것 같다. 그저 이 녀석이 새로운 냄새를 맡고, 낯선 풍경에 눈을 반짝이는 그 순간을 위해 우리는 또 차를 몰고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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