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번 여행의 시작은 서울이었어요. 지난주 내내 장마처럼 내리던 비가 그치고 하늘이 맑게 갠 주말, 반려견과 함께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지더라고요. 급하게 알아본 서울 애견동반 펜션은 생각보다 선택지가 많지 않았어요. 반려견 출입이 가능한 곳은 대부분 경기 쪽에 몰려 있었고, 서울 안에서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을 갖춘 곳은 손에 꼽을 정도였죠. 그래서 결국엔 서울 근교 펜션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다음 날 부산까지 내려가기로 했어요.
자갈치 시장 입구에서 멈칫한 우리 강아지
부산에 도착했을 때는 점심때가 한참 지난 오후였어요. 자갈치 시장은 늘 그렇듯 사람들로 북적였고, 활어회를 찾는 손님들의 웅성거림이 시장 전체를 감싸고 있었죠. 저는 강아지와 함께 시장 골목을 천천히 걸어 들어갔어요. 그런데 처음 몇 걸음은 순조로웠지만, 좀 더 안쪽으로 들어가자 우리 강아지의 걸음이 갑자기 느려지더라고요. 바닥에 물기가 많고 미끄럽다 보니 발바닥이 낯설었나 봐요. 곳곳에 널려 있는 생선 비린내와 사람들 사이로 오가는 트레이가 위협적으로 느껴졌는지, 제 다리 사이로 바짝 붙어서서 꼬리를 살짝 내렸어요.
저는 잠시 걸음을 멈추고 강아지를 안아 올렸어요. 주변 상인 분들이 “강아지 귀엽네~” 하며 웃어주셨지만, 저는 얼른 강아지가 편안해할 만한 곳을 찾아야겠다는 생각뿐이었죠. 시장 초입 쪽에 있는 비교적 한적한 횟집 앞에 잠시 앉아 물을 먹이고, 조금씩 다시 걸어 보기로 했어요. 다행히 몇 분이 지나자 강아지도 적응했는지 코로 냄새를 맡으며 호기심을 보이기 시작했어요.
시장 골목에서 발견한 작은 배려와 따뜻함
자갈치 시장은 반려견 동반이 아주 자유로운 곳은 아니에요. 특히 활어회를 파는 큰 건물 안쪽은 출입이 제한되는 경우가 많았고, 대부분의 횟집도 실내 입장은 어려워 보였어요. 하지만 길가에 자리한 노점상 앞이나 통로 쪽은 비교적 자유롭게 다닐 수 있었어요. 한 할머니께서 강아지를 보시더니 “더운데 우리 가게 앞에서 쉬었다 가라”며 물그릇까지 내어주셨어요. 그 작은 배려가 이렇게 고마울 수가 없었어요. 결국 저희는 시장 안쪽까지 깊이 들어가기보다는, 강아지가 편하게 쉴 수 있는 골목과 노점 위주로 천천히 구경했어요.
사실 자갈치 시장은 강아지보다는 사람을 위한 공간이에요. 좁은 통로, 미끄러운 바닥, 그리고 시장 특유의 자극적인 냄새들은 예민한 강아지에게는 쉬운 환경이 아니라는 걸 다시 한번 느꼈어요. 그래도 주말 오전이나 이른 오후처럼 비교적 한산한 시간에 방문하면 그럭저럭 함께 걸을 만해요. 저는 다음에 또 오게 된다면, 아침 일찍 강아지와 함께 시장을 한 바퀴 돌고 나서 차 안에서 조용히 쉬는 시간을 가질 것 같아요.

여행의 마무리는 서울로 돌아와서
부산에서의 하루는 짧았지만 알찼어요. 자갈치 시장에서 강아지와 함께한 시간은 조금은 긴장됐지만, 그래도 새로운 도시에서 함께 적응해 나가는 과정이 반려견과의 유대감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준 것 같아요. 돌아오는 길, 차 안에서 강아지는 창밖 풍경을 잠시 바라보다 이내 제 무릎에 머리를 기대고 곤히 잠들었어요. 지친 하루였지만, 그런 모습을 보니 마음이 뿌듯했어요.
다음 여행은 또 어디가 될까요. 이번에 다녀온 서울 애견동반 펜션의 아쉬웠던 점을 보완해서, 조금 더 넓은 마당이 있는 곳을 찾아보고 싶어요. 강아지가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 있는 펜션을 찾는다면, 더 여유로운 여행이 될 것 같아요. 어쩌면 그곳에서 또 다른 추억이 쌓이겠죠. 지금은 창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풍경을 바라보며, 우리 강아지와의 다음 여행을 조용히 꿈꿔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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