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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비가 그친 뒤라 그런지, 세종의 밤공기는 유난히 투명했다. 사실 이번 여행은 우리 강아지 ‘토리’ 덕분에 급하게 잡은 일정이었다. 주말마다 새로운 곳을 찾아다니는 게 우리 가족의 취미인데, 유난히 반려견과 함께 묵을 곳을 찾기가 쉽지 않더라. 고민하던 중 우연히 발견한 곳이 바로 세종 애견동반 펜션이었다. 펜션 이름을 검색하는 순간, 마당에서 뛰어노는 골든리트리버 사진 한 장이 저를 끌어당겼다.
마당이 있는 집이 준비한 첫인상
도착해서 차에서 내리자마자 토리는 꼬리를 흔들며 펜션 마당을 한 바퀴 훑었다. 관리가 잘 된 잔디밭에, 구석구석 강아지가 다칠 만한 것들이 하나도 없었다. 펜션 주인장이 직접 만든 배변 패드와 물그릇이 현관 앞에 놓여 있어서, 처음부터 마음이 편했다. 실내는 생각보다 넓었고, 온돌 바닥이 따뜻해서 토리가 금방 배를 깔고 누워버렸다. 저녁을 먹으러 나가기 전, 펜션 주변을 산책했는데 가로등 불빛 아래 낙엽을 밟는 소리가 참 좋았다.

군산 애견 동반 식당에서의 저녁
어쩌다 보니 이번 여행의 메인은 ‘군산 애견 동반 식당’이 되어버렸다. 펜션에서 차로 30분쯤 걸리는 거리에 있다는 걸 알고는, 토리 없이 혼자 가기엔 너무 아쉬울 것 같아서 함께 가기로 했다. 식당에 도착하니 테라스 자리가 마련되어 있었고, 강아지 전용 메뉴도 따로 있었다. 토리는 테라스 난간 너머로 지나가는 행인들을 구경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저는 김치찌개를, 토리는 고구마 오븐구이를 주문했다.
식당에서 가장 좋았던 점은 직원분들이 강아지에게 무심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반갑다고 쓰다듬어 주고, 물그릇도 바로 가져다주는 세심함이 있었다. 다만 주차 공간이 넉넉하지 않아서, 주말 저녁에는 조금 기다려야 할 수도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래도 한적한 골목에 있어서 그런지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토리와 함께 여유롭게 식사를 마칠 수 있었다.
밤에 찾은 작은 카페

식사를 마치고 나니 입가심이 필요했다. 검색해보니 근처에 강아지 출입이 가능한 작은 카페가 있다고 해서 걸음을 옮겼다. 카페 문을 열자마자 주인장의 작은 말티즈가 토리에게 인사를 건넸다. 두 아이가 서로 코를 대면서 인사하는 모습을 보니 저절로 웃음이 나왔다. 창가 자리에 앉아 따뜻한 허브차를 마시며, 하루 동안의 일을 돌아보았다.
오늘의 일정을 돌아보니 참 알차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적한 펜션에서 시작해, 반려견과 함께 식사를 하고, 심지어 디저트까지 즐길 수 있다니. 세종 애견동반 펜션을 선택한 건 정말 잘한 일이었다. 물론 완벽한 곳은 없겠지만, 이렇게 하나하나 경험을 쌓아가며 우리만의 여행 지도를 그려가는 재미가 있다.
내일 아침에는 펜션 앞에서 토리와 함께 해돋이를 볼 생각이다. 그다음엔 근처에 있는 호수 공원을 산책하고 천천히 서울로 돌아갈 계획이다. 벌써 다음 주말이 기다려진다. 이번에는 북쪽으로 방향을 돌려볼까, 아니면 바다가 보이는 동쪽으로 갈까. 토리와 함께라면 어디든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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