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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까지 오는 길, 차창 밖으로 보이는 서해의 낯익은 풍경이 괜히 반가웠다. 사실 이번 여행은 우리 강아지 ‘모래’에게 처음으로 바다를 보여주는 날이었다. 모래는 태어나서 한 번도 바다를 본 적이 없다. 서울에서 태어나 자란 터라 늘 아스팔트와 공원 바닥만 밟고 살았으니까. 그래서 이번 주말, 인천 애견동반 펜션을 찾아 떠나기로 마음먹은 거다. 사실 처음엔 멀리 대천해수욕장까지 내려갈까도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첫 장거리 여행인지라 차에서 지칠까 봐 인천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모래의 첫 바다, 그 순간
펜션에 짐을 풀고 해수욕장으로 걸어가는 동안, 모래는 평소보다 훨씬 더 흥분한 상태였다. 낯선 냄새가 유독 많이 나는 곳이라 그런지 코를 바닥에 대고 쉴 새 없이 킁킁거렸다. 그러다 발밑에 부서지는 파도 소리를 처음 듣는 순간, 모래는 꼬리를 완전히 내리고 잔뜩 웅크렸다. 도대체 이게 뭐야 하는 표정이었다.

그런데 잠시 후, 물이 발등을 살짝 적셨을 때 모래가 놀라서 뒤로 벌떡 뛰어오르더니, 이내 신기한 듯 다시 한 걸음 다가가더라. 그리고는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파도가 오면 도망가고, 빠지면 다시 다가가기를 반복했다. 나는 그 모습을 보고 웃음이 터지고 말았다. 처음 바다를 대하는 강아지의 반응이 이렇게 귀여울 줄이야. 주변에 있던 사람들도 모래를 보고 웃어주었고, 어떤 아주머니는 “얼른 사진 찍어주세요”라고 말해주기도 했다. 그 순간, 이 여행을 괜히 온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녁의 정적, 그리고 우리만의 시간
해가 지고 나니 해수욕장은 갑자기 한산해졌다. 그래서 다시 한번 산책을 나갔다. 모래는 낮보다 훨씬 편안해진 걸음으로 걸었고, 가끔은 모래 위에 앉아 바람을 쐬었다. 그때 문득, 우리가 묵고 있는 펜션의 마당이 생각났다. 사실 이번에 묵은 곳은 규모가 크진 않았지만 애견 동반이 가능한 독채라서 마당이 넓고, 울타리가 있어서 모래를 자유롭게 풀어줄 수 있었다. 저녁에는 마당에서 모래와 함께 삼겹살을 구워 먹었는데, 모래가 고기 냄새에 혼이 나가서 내 옆에 찰싹 붙어 앉아 있던 게 생각난다. 아무래도 인천 애견동반 펜션을 고를 때 가장 중요한 건 아무래도 마당 여부인 것 같다. 아무리 해수욕장이 가깝다 해도, 밤에 우리끼리 쉴 수 있는 공간이 있어야 강아지도 사람도 진짜로 쉬어갈 수 있더라.
주차는 펜션 앞에 바로 할 수 있어서 짐 옮기기도 편했고, 펜션에서 해수욕장까지는 걸어서 5분 정도라서 차를 다시 뺄 필요가 없었던 점도 좋았다. 특히 강아지가 있다면 이동 동선이 짧은 게 정말 큰 장점이라는 걸 다시 한번 느꼈다.

다시 서울로, 하지만 마음은 인천에
다음 날 아침, 마지막으로 해수욕장을 찾았다. 모래는 어제와 달리 파도를 무서워하지 않고, 오히려 물속으로 조금씩 들어가려 했다. 물에 젖은 털을 터는 모습이 귀여워서 한참을 바라봤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떠날 시간이 되어 발걸음을 돌리는데 모래가 발버둥을 치며 가려 하지 않는 거다. 아마도 이곳이 좋은 건지, 아니면 그냥 아침 산책이 더 하고 싶은 건지. 어쩌면 둘 다일지도 모르겠다.
차에 올라타고 서울로 향하는 내내, 모래는 창밖을 바라보다 이내 깊은 잠에 빠졌다. 그동안 뛰어다닌 게 많이 힘들었나 보다. 나는 백미러로 잠든 모래를 보며 이번 여행이 참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 다음에는 이번보다 조금 더 장거리로, 대천해수욕장 같은 곳도 도전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이제 모래도 바다가 뭔지 알았으니, 두려워하지 않을 테니까.
그날 밤, 집에 돌아와 모래가 잠든 모습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꿈속에서도 파도를 쫓고 있는지 발을 움직이더라. 인천에서의 이틀, 작은 펜션과 넓은 바다가 우리에게 준 게 참 많다. 모래의 기억 속에 오늘의 바다가 오래 남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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