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며칠 전, 경기 쪽으로 볼일이 있어서 차를 몰았다. 가을 문턱이라 그런지 하늘이 유난히 투명했고, 바람은 달달한 밤꽃 냄새를 실어 날랐다. 뒷좌석에선 열한 살 된 우리 토리가 창밖 풍경에 정신이 팔려 꼬리를 좌우로 흔들고 있었다. 사실 이번 여행의 진짜 목적은 볼일이 아니라, 그동안 미뤄뒀던 용인 강아지 동반 식당 탐방이었다. 토리랑 함께 앉아 밥 먹을 수 있는 곳을 찾는 게 이렇게 오래 걸릴 줄 몰랐다.
토리가 처음으로 실내에서 얌전히 있었던 식당
도착한 곳은 용인에 있는 한 카페 겸 식당이었다. 건물 앞에 마련된 넓은 잔디밭이 먼저 눈에 들어왔고, 그 옆으로 강아지가 뛰어놀 수 있는 작은 펜스가 설치돼 있었다. 주차 공간이 넉넉해서 짐 싣고 내리기에도 편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토리는 낯선 냄새에 코를 씰룩거리더니, 이내 바닥에 코를 대고 이리저리 탐색을 시작했다. 직원분이 친절하게 강아지 전용 물그릇과 담요를 가져다주셔서, 우리는 테라스 쪽 자리에 앉았다. 토리는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도 꼬리를 흔들며 인사하고, 다른 강아지가 지나가면 살짝 귀를 쫑긋 세우기만 했다. 평소엔 낯선 곳에서 잘 적응하지 못하는데, 이날은 정말 달랐다. 아마도 공간이 넓고 개방적이라 그런지, 토리가 스스로 편안함을 느꼈던 것 같다.

나는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아내는 수제 레몬에이드를 주문했다. 음료가 나오기 전까지 토리는 우리 테이블 아래서 엎드려 있다가, 주문한 음식 냄새가 나자 슬쩍 고개를 들어 내 무릎을 톡톡 쳤다. 그 눈빛이 “나도 뭐 좀 달라”고 말하는 것 같아 웃음이 났다. 다행히 이 집은 강아지 전용 메뉴가 따로 있어서, 토리에게는 고구마 스틱을 하나 주문해 줬다. 토리가 그걸 받아 먹는 모습을 보니, 이렇게 함께 식사하는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새삼 느껴졌다.
산책로와 놀이터, 그리고 사람 냄새 가득한 풍경
식사를 마친 후에는 식당 뒤편에 이어진 산책로를 따라 걸었다. 길 양옆으로 억새가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고, 곳곳에 벤치가 놓여 있어 앉아 쉬기 좋았다. 토리는 산책로에서도 목줄을 길게 늘리지 않고도 알아서 보폭을 맞췄다. 그러다가 앞서 가던 작은 푸들 무리를 만나자, 갑자기 멈춰 서서 꼬리를 세차게 흔들었다. 서로 코를 대고 인사하는 모습을 보니, 개들끼리도 인사법이 따로 있구나 싶었다.
이곳의 가장 큰 매력은 아무래도 강아지 놀이터가 따로 마련되어 있다는 점이었다. 잔디밭 위에 터널과 작은 점프대가 설치돼 있었는데, 토리가 그걸 보고는 처음엔 망설이다가 이내 신나게 뛰어다니기 시작했다. 평소에 잘 뛰지 않는 개라서 걱정했는데, 그날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았다. 나는 벤치에 앉아 토리가 신나게 뛰어노는 모습을 바라보며, 이렇게 마음 놓고 개를 뛰어놀게 할 수 있는 공간이 얼마나 귀한지 생각했다. 게다가 이 근처에 또 다른 용인 강아지 동반 식당이 몇 곳 더 있다는 얘기를 다른 보호자분에게 들었다. 다음에 또 오게 된다면 그곳도 한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을 저녁, 돌아가는 길에
해가 뉘엿뉘엿 지기 시작할 무렵, 우리는 식당을 나섰다. 토리는 차에 타자마자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 금방 코를 골기 시작했다. 아마 하루 종일 신나게 놀아서 지친 모양이었다. 차창 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용인의 저녁 풍경을 보며, 오늘 같은 날이 자주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반려견과 함께하는 여행이 이렇게 편안할 수 있다는 걸, 이제야 제대로 알게 된 것 같다.
돌아오는 길에 아내가 말했다. “다음엔 다른 지역도 찾아보자. 토리랑 같이 갈 수 있는 식당이 이렇게 많다니.” 나는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다음 주말엔 어디로 갈지 벌써부터 설레기 시작했다. 반려견과의 여행은 낯선 곳을 함께 탐험하는 즐거움도 있지만, 그보다 더 큰 기쁨은 평범한 하루를 함께 나누는 데 있는 것 같다. 오늘처럼.
태그 : 용인 강아지 동반 식당, 대전 유성구 강아지 놀이터, 경기 반려견 여행, 강아지 동반 카페, 반려견과 가을 나들이
#용인강아지동반식당 #대전유성구강아지놀이터 #경기반려견여행 #강아지동반카페 #반려견과가을나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