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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인천에 사는 친구가 전화를 걸어왔다. “우리 동네 바닷가 산책로가 생각보다 괜찮은데, 너네 강아지랑 같이 와서 놀래?”라는 말에 고민할 시간이 필요 없었다. 주말 아침, 차에 짐을 싣고 강아지와 함께 인천을 향해 달렸다. 사실 그동안 인천은 공항 가는 길에 스쳐 지나가는 도시일 뿐이었는데, 이번엔 애견동반 여행지로 제대로 즐겨보고 싶었다. 검색해보니 인천 애견동반 펜션이 여러 곳 있더라. 그중에서도 바다가 가까운 곳으로 골라 잡았다.
강아지 눈빛이 반짝이던 송도 센트럴파크
첫날은 송도 센트럴파크로 향했다. 주차를 하고 차에서 내리자마자 우리 강아지 코가 바닥에 붙은 채로 쉬지 않고 냄새를 맡기 시작했다. 평소에는 도시 공원에서도 시큰둥하던 녀석인데, 바닷바람 섞인 풀 냄새가 낯설었는지 꼬리가 시계추처럼 흔들렸다.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니 강아지가 풀밭에 털썩 드러누워 데굴데굴 구르기 시작했다. 아마도 바닷바람에 말라붙은 갈대 냄새가 맘에 들었나 보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면서 저런 표정을 짓는 건 처음 봤다 싶어서 한참을 웃으며 바라봤다.

공원 한쪽에 있는 카페에서 아이스아메리카노를 테이크아웃해서 벤치에 앉아 마시는데, 강아지가 옆자리에 앉아 조용히 바람을 맞고 있었다. 눈을 가늘게 뜨고 입가에 미소가 번지는 것 같은 표정이었다. 그 순간, 여행을 잘 왔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참고로 이 공원은 주차장이 넓어서 주말이라도 자리 찾기가 어렵지 않았다. 다만 산책로가 생각보다 길어서, 우리처럼 체력이 약한 강아지라면 중간에 쉴 수 있는 그늘에서 물을 자주 챙겨주는 게 좋겠다.
저녁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인천 애견동반 펜션
저녁이 되자 숙소로 이동했다. 우리가 묵은 인천 애견동반 펜션은 마시안해변 근처에 있는 작은 건물이었다. 펜션 문을 열자마자 강아지가 실내를 한 바퀴 돌고는 넓은 창가에 앉아 바다를 바라봤다. 해가 지면서 하늘이 주황빛으로 물들기 시작하자, 녀석은 한참을 창밖만 바라보고 있었다. 평소에는 집에서 창밖을 쳐다보는 일이 거의 없는데, 아마도 처음 보는 바다 풍경이 신기했나 보다.
펜션 마당에는 잔디가 깔려 있어서 저녁에 강아지와 함께 별을 보면서 뒹굴었다. 강아지가 마당 끝에서 뭔가를 발견하고는 꼬리를 세우고 다가가더니, 그냥 풀냄새를 맡고는 다시 내 옆으로 돌아왔다. 그렇게 조용한 시간이 흘렀다. 펜션 주인분이 추천해준 인근 횟집에서 포장을 해와서 방 안에서 강아지 옆에 두고 저녁을 먹었는데, 녀석은 내가 먹는 걸 탐내기는커녕 꿀잠을 자고 있었다. 바닷바람을 맞으며 하루 종일 걷느라 지쳤나 보다.

아침 산책은 늘 그렇듯 특별했다
다음 날 아침, 눈을 뜨자마자 강아지가 침대 옆에서 꼬리를 흔들며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아침 공기가 선선해서 산책하기 딱 좋은 날씨였다. 마시안해변 산책로를 따라 걷는데, 개펄 냄새가 섞인 바람이 불어왔다. 강아지는 물가에 닿는 파도에 처음엔 놀라서 뒤로 물러서다가, 이내 용기를 내서 파도가 닿는 모래에 코를 대고 냄새를 맡았다.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폰 카메라에 한참을 담았다.
아침 산책을 마치고 펜션으로 돌아가는 길, 문득 생각했다. 인천이 이렇게 매력적인 도시였나 싶어서. 공항 가는 길에만 지나치던 도시가, 이제는 강아지와 함께 다시 오고 싶은 여행지가 됐다. 인천 애견동반 펜션에서 보낸 하룻밤이 짧게 느껴질 만큼 좋은 시간이었다. 다음에는 친구네 강아지까지 데리고 와서 마당에서 함께 뛰어놀게 해줘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차에 올라타고 백미러로 점점 멀어지는 바다를 바라보는데, 뒷좌석에서 강아지가 깊은 숨을 한 번 쉬고는 잠이 들었다. 여행 내내 신나게 뛰어다녔으니 집에 가는 길에 푹 쉬는 게 좋겠다. 아마 꿈속에서도 파도 소리를 듣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다음엔 강원도 바다로 가볼까, 아니면 이번에 알게 된 인천 애견동반 펜션을 다시 예약해볼까. 벌써부터 꼬리 흔들어대는 우리 강아지 얼굴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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