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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애견동반 펜션을 찾아 떠난 건, 한참 장마가 끝나갈 무렵이었다. 아침저녁으로 불어오는 바람이 제법 선선해져서, 오랜만에 루이랑 느긋한 주말을 보내고 싶다는 생각이 불쑥 들었다. 도심의 공원은 늘 같은 풍경이라 이번엔 좀 더 넓은 하늘과 잔디가 그리웠다. 마침 친구가 다녀갔던 충북 쪽 펜션 이야기를 해주기에, 인터넷으로 이것저것 찾아보다가 운전대를 잡았다.
짐 풀자마자 마당을 한 바퀴
도착한 곳은 산자락에 자리 잡은 아담한 펜션이었다. 건물 앞마당이 제법 넓어서 루이가 목줄을 풀자마자 코를 땅에 대고 동그라미를 그리며 냄새를 맡느라 정신이 없었다. 평소 도시에서는 볼 수 없는 흙냄새와 풀냄새가 섞여서 그런지, 꼬리가 쉬지 않고 흔들렸다. 방 안도 나무 냄새가 고소하게 밴 아늑한 구조였고, 바닥이 미끄럽지 않은 매트로 되어 있어서 강아지가 뛰어다니기에도 무리가 없어 보였다. 주차 공간이 건물 바로 앞이라 짐을 옮길 일도, 루이를 혼자 두고 움직일 일도 없어서 마음이 편했다. 이런 사소한 동선 하나하나가 반려견과의 여행에선 꽤 큰 차이를 만든다는 걸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기에 더 좋았다.
개울가를 따라 걷는 오후 산책
펜션 주인장이 알려준 산책로를 따라 조금 걸어가니 작은 개울이 나왔다. 물이 맑아서 바닥의 돌멩이가 다 보였다. 루이는 처음엔 물가에 발도 안 대려다가, 내가 먼저 신발을 벗고 들어가자 용기를 냈는지 한 발, 두 발 조심스럽게 디디기 시작했다. 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놀라 한 걸음 물러서는 모습이 우스워서 한참을 웃었다. 그렇게 한 시간쯤 걷다 보니 어느새 해가 기울었고, 펜션으로 돌아오는 길에 문득 이렇게 느린 시간을 보내는 게 얼마 만인지 싶었다. 충북 애견동반 펜션을 고를 때 이것저것 조건이 많았는데, 막상 이렇게 와서 보니 가장 중요한 건 결국 이런 여유인 것 같다.
저녁은 펜션에서 제공하는 바비큐 세트를 이용했다. 루이에게는 따로 삶은 감자와 닭가슴살을 챙겨왔는데, 고기 굽는 냄새에 침을 질질 흘리며 내 옆에 붙어 앉아 있어서 결국 한 조각 나눠줬다. 저녁을 먹은 뒤엔 마당에 누워 별을 봤다. 도시에선 볼 수 없던 별빛이 촘촘하게 박혀 있었고, 루이는 내 무릎 위에 턱을 얹고 조용히 눈을 감았다. 그 순간, 이렇게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이 사실은 가장 큰 선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침에 마주한 풍경이 전부였다
다음 날 아침, 커튼을 젖히자 유리창 너머로 자욱한 안개가 낀 산등성이가 보였다. 루이는 창밖을 한참 동안 바라보다가, 이내 내 쪽으로 돌아와 앞발로 내 무릎을 톡톡 쳤다. 산책 가자는 신호였다. 아침 공기는 차갑고 맑았고, 우리는 어제와 다른 방향으로 길을 나섰다. 길가에 핀 코스모스가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이 꽤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다.
돌아오는 길, 차창 밖으로 흘러가는 풍경을 보며 루이는 뒷좌석에서 곤히 잠들었다. 충북 애견동반 펜션에서 보낸 하루가 짧게 느껴질 만큼 알차고 편안했다. 다음엔 좀 더 북쪽으로 올라가서 새로운 산과 계곡을 찾아봐야겠다. 그때는 루이도 이번보다 더 자신 있게 물가를 누비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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