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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상무지구에서 늘 마주치는 건 아파트 숲과 바쁜 차량들뿐이다. 우리 집 댕댕이 ‘콩이’도 그 좁은 산책로가 익숙하긴 하지만, 가끔은 콩이의 코 끝에 다른 바람이 닿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꽤 오래전부터 계획해온 여행, 바로 인천이었다. 사실 인천 하면 항구와 차이나타운이 먼저 떠오르는데, 정작 우리 부부는 콩이와 함께 바다 냄새를 맡으며 느긋하게 쉴 수 있는 인천 애견동반 펜션을 찾고 있었다. 금요일 저녁, 광주를 출발하는 차 안에서 콩이는 앞자리 가죽 시트에 코를 박고 잠이 들었다. 몇 시간의 달리기 끝에 도착한 인천의 밤공기는 생각보다 서늘하고 짜릿했다.
펜션 문을 여는 순간, 콩이의 꼬리가 멈추지 않았다
우리가 묵은 곳은 송도 쪽이 아닌, 조금 한적한 중구의 한 작은 펜션이었다. 건물 외관은 오래된 빌라처럼 보였지만, 문을 열자마자 푹신한 러그와 아늑한 조명, 그리고 넓은 마당이 반겨줬다. 콩이는 가죽 끈을 풀자마자 마당으로 직행하더니, 낙엽 위를 코로 박으며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한참을 뛰어다니던 녀석이 마당 구석에 있는 작은 화단에 코를 묻고 꼬리를 흔들며 엉덩이를 들썩였다. 아마도 평소 도심에서는 맡을 수 없는 흙과 풀 냄새가 신기했나 보다. 펜션 주인장이 “우리 집도 개 키워서 마당은 매일 청소해요”라고 말해주는 게 참 고마웠다. 주차는 건물 바로 옆에 있는 전용 주차장을 쓰면 돼서 짐 옮기기도 편했고, 무엇보다 밤에 조용해서 콩이가 짖지 않고 푹 잘 수 있었다.

바다보다 좋았던 건, 함께 걷는 시간이었다
다음 날 아침, 펜션에서 차로 10분쯤 걸리는 월미도로 향했다. 이른 아침이라 사람도 많지 않았고, 바닷바람이 콩이의 귀를 살랑살랑 흔들었다. 콩이는 해변가 산책로를 따라 발걸음을 재촉하다가도, 갈매기 한 마리가 날아가면 그 자리에 멈춰 하늘을 올려다봤다.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사진을 수십 장 찍었는지 모르겠다.
점심은 펜션 근처에 있는 작은 카페에서 해결했다. 반려견 출입이 가능한 곳이라 테라스에 앉아 따뜻한 라테를 마시며 콩이에게 간식을 줬다. 콩이는 다른 손님들의 강아지들을 보더니 꼬리를 흔들며 인사를 하러 갔다. 사람들이 오히려 콩이를 먼저 쓰다듬어 주고, 주인인 나에게 “어디서 왔어요?”라고 물어보는 그런 따뜻한 순간이었다. 이렇게 여행을 다니다 보면, 사실 좋은 숙소도 중요하지만 그 지역 사람들과의 소소한 대화가 더 큰 힐링이 된다는 걸 다시 느낀다.
이번 여행을 준비하면서 우리 부부는 정말 많은 인천 애견동반 펜션을 검색했다. 사진만 보고 고르기엔 불안해서 리뷰를 하나하나 읽어보고, 마당이 있는 곳, 조용한 곳, 주차가 편한 곳을 조건으로 좁혀 나갔다. 그렇게 고른 펜션이라 그런지, 콩이도 우리도 완전히 만족한 시간을 보냈다. 특히 아침에 일어나 펜션 마당에서 콩이와 공놀이를 할 수 있다는 게 이렇게 행복할 줄이야.

다시 광주로, 그래도 마음은 인천에 남아
일요일 오후, 짐을 싸며 콩이를 보니 마당 한가운데 배를 깔고 엎드려 있는데, 뭔가 아쉬운 듯 눈을 깜빡였다. 돌아가는 차 안에서 콩이는 창밖을 바라보다가 금방 코를 박고 잠이 들었다. 그 모습을 보며 “다음엔 강화도로 가보자”라고 남편에게 말했다. 아직 가보지 못한 인천의 다른 매력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인천은 생각보다 반려견과 함께하기 좋은 도시였다. 생각보다 멀지 않고, 생각보다 너그러운 사람들로 가득했다. 콩이에게도, 나에게도 잊지 못할 가을 주말이 되었다. 다음 여행은 또 어디가 될지 모르지만, 분명 우리는 다시 인천으로 돌아올 것이다. 그때는 또 어떤 풍경이 우리를 기다릴지 벌써부터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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