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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부쩍 쌀쌀해지기 시작하던 늦가을, 나는 일 때문에 전남으로 내려갈 일이 생겼다. 원래는 금방 올라올 생각이었는데, 차에 타자마자 뒷좌석에서 코를 박고 있던 우리 강아지 ‘토리’가 창밖으로 멍하니 풍경을 바라보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바뀌었다.
그래, 이왕 내려온 김에 전남 애견동반 펜션을 하나 잡아서 하루쯤 쉬다 가자.
도착한 펜션은 생각보다 아담했다. 방은 크지 않았지만, 대신 마당이 넓어서 토리가 뛰어놀기에 딱 좋아 보였다. 짐을 풀고 잠시 쉬다가, 펜션 주인분이 근처에 갑천이라는 강이 있는데 산책하기 좋다고 귀띔해 주셨다. 물길을 따라 걷는 길이라 바람도 시원하고, 사람도 많지 않아서 개와 천천히 걷기 좋다고 했다.
강가를 따라 걷는 오후, 토리가 꼬리를 흔들던 순간
갑천으로 가는 길은 생각보다 가까웠다. 펜션에서 차로 10분도 채 걸리지 않았는데, 길가에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넓어서 짐을 두고 내리기에도 편했다. 토리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낯선 풍경에 코를 쭉쭉 내밀며 냄새를 맡기 바빴다.

물가를 따라 걷는 길은 부드러운 흙길이 이어져 있어서 강아지 발바닥에 부담이 없었다. 토리는 처음 보는 갈대밭에 살짝 놀란 듯 잠시 멈칫하더니, 이내 꼬리를 높이 치켜들고 앞서 걷기 시작했다. 바람이 불 때마다 물결이 일렁이는 강물을 바라보며, 나도 모르게 깊은 숨을 한 번 내쉬었다.
사실 요즘 도시에서 산책할 때는 목줄을 짧게 잡고 보행자를 신경 쓰느라 정신이 없었는데, 여기서는 넉넉한 시야 덕분에 토리가 원하는 만큼 여유롭게 냄새를 맡고, 가끔은 풀숲에 코를 박고 한참을 서 있기도 했다. 그 모습을 보니 왜 사람들이 전남 애견동반 펜션을 찾아 먼 길을 마다하지 않는지 조금 알 것 같았다.
펜션으로 돌아와, 마당에서의 저녁
해가 뉘엿뉘엿 넘어갈 무렵, 다시 펜션으로 돌아왔다. 토리는 물가 산책을 꽤 오래 해서인지 마당에 깔린 돗자리 위에 털썩 엎드렸다. 나는 그 옆에 앉아 따뜻한 차를 한 잔 마시며 하늘을 봤다.
펜션 주인분이 말하길, 이 근처에는 애견동반이 가능한 식당도 몇 곳 있다고 했다. 하지만 토리가 곤히 자는 모습을 보니 굳이 나가기보다는, 방 안에서 간단히 끓여 먹을 요리를 사 왔으면 더 좋았을 걸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쉽게도 근처에 편의점이나 마트가 멀어서 장을 미리 봐 오지 못한 게 이번 여행의 유일한 실수였다.
다음에 온다면 짐을 풀기 전에 근처 시장을 먼저 들러 재료를 사야겠다. 그리고 토리가 자는 동안, 나는 내일 아침에 다시 갑천을 걸어보기로 마음먹었다. 아침 안개가 걷힌 강가의 풍경은 또 얼마나 다를까.
돌아가는 길에, 그리고 다음 여행을 꿈꾸며
다음 날, 아침 일찍 일어나 짐을 싸고 펜션을 나왔다. 토리는 마당 구석에서 냄새를 한참 맡고는, 차에 오르기 전에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었다. 지난밤 잘 잤는지 눈빛이 평온해 보였다.
전남은 서울과는 또 다른 속도로 흘러간다. 사람도 차도 많지 않고, 대신 강과 들판이 넓게 펼쳐져 있어서 개와 함께하는 시간이 훨씬 여유로웠다. 이번에 묵었던 전남 애견동반 펜션은 시설이 화려하진 않았지만, 그 대신 반려견과의 일상적인 순간을 소중히 여기게 해 주는 곳이었다.
차에 시동을 걸고, 네비게이션에 다음 목적지를 검색해 본다. 이번 겨울에는 남쪽 바다 근처의 애견동반 펜션을 찾아보는 것도 좋겠다. 토리와 함께라면 어디든 갈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기분이 드는 아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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