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애견동반 펜션에서 맞이한 해운대보다 짜릿한 바다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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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꽤 오랜만에 전북에 있는 친구 집에 다녀왔다. 서울에 살다 보니 좀처럼 내려갈 일이 없었는데, 친구가 새로 이사했다는 소식에 반려견 ‘토리’와 함께 주말을 이용해 달려갔다. 사실 토리에게는 처음 가는 먼 여행이었다. 차에 타자마자 긴장한 건지 앞발로 제 가방을 꼭 붙잡고 있던 녀석이, 고속도로를 반쯤 지나서야 창밖 풍경에 고개를 돌리더라. 그 모습을 보니 내내 미소가 나왔다.

친구 집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다음 날 아침 일정은 따로 있었다. 바로 전주 근교에 있다는 전북 애견동반 펜션을 검색해서 찾아간 거다. 검색해 보니 생각보다 선택지가 많아서 놀랐다. 넓은 잔디 마당이 있는 곳, 개울이 흐르는 곳, 심지어 실내 수영장까지 있다는 곳도 있더라. 토리가 물을 좋아하는 편이라 수영장이 있는 곳으로 골랐는데, 막상 도착해 보니 마당이 워낙 넓어서 수영장은커녕 잔디밭에서 뛰어노는 것만으로도 하루 종일 시간이 갔다.

펜션 마당에서의 첫인사

전북 애견동반 펜션에서 맞이한 해운대보다 짜릿한 바다 산책

도착하자마자 토리는 리드줄을 풀어주자마자 코를 땅에 대고 이리저리 냄새를 맡기 시작했다. 낯선 땅이지만 두려워하기보다는 호기심이 앞서는 눈치였다. 잠시 후엔 마당 한쪽에 있던 작은 원두막 아래로 쪼르르 달려가 그늘에 엎드려 쉬더라. 아침 햇살이 따사롭긴 했지만, 아직 이른 시간이라 공기가 서늘했다. 바람이 살짝 불 때마다 토리가 귀를 쫑긋 세우는 모습이 왠지 모르게 의젓해 보였다.

펜션 사장님도 반려견을 키우시는지, 체크인할 때 토리 간식까지 챙겨주셨다. 이런 작은 배려가 반려인 입장에서는 참 고마운 법이다. 방 안에도 강아지 전용 담요와 밥그릇, 배변패드까지 구비되어 있어서 짐이 한결 가벼웠다. 그날 저녁, 우리는 펜션에서 조금 떨어진 바닷가로 산책을 나갔다. 전북에도 이렇게 아름다운 해변이 있는지 몰랐다. 토리는 파도가 밀려올 때마다 깜짝 놀라 몇 걸음 뒤로 물러서다가, 다시 호기심에 앞발로 모래를 파헤치며 장난을 쳤다. 마치 해운대에 와 있는 것처럼 신나 하는 모습에 절로 웃음이 났다.

아침 산책의 발견

다음 날 아침, 모닝 커피 대신 토리와 함께 펜션 주변을 걸었다. 마침 펜션 뒤편으로 이어지는 산책로가 있었는데, 양쪽으로 억새가 바람에 흔들리고 있어서 그 풍경이 꽤 운치 있었다. 토리는 평소 동네 산책할 때보다 훨씬 활발하게 앞서 걸었다. 낯선 길인데도 불구하고 걱정과는 달리 자신 있게 길을 안내하는 듯한 걸음걸이였다.

전북 애견동반 펜션에서 맞이한 해운대보다 짜릿한 바다 산책

산책을 마치고 돌아와 펜션 마당에서 토리에게 물놀이를 시켜줬다. 수영장 물이 아침이라 제법 차가웠는데도, 토리는 물속에 들어가 앞다리로 물장구를 치며 좋아했다. 몇 바퀴를 헤엄치고 나서야 겨우 나와서는 마당에 펼쳐둔 수건 위에 털썩 주저앉아 햇볕을 쬐더라. 그 모습을 보며 문득 이런 게 진짜 여행이구나 싶었다.

사실 이번에 다녀온 전북 애견동반 펜션은 시설이 아주 호화롭진 않았다. 하지만 반려견을 위해 준비된 세심한 공간과 조용한 자연 환경 덕분에 토리도 나도 완전히 힐링하고 왔다. 서울 근교에서도 좋은 펜션은 많다고 들었지만, 이렇게 한적하고 넓은 마당을 가진 곳은 찾기 힘들다. 특히 사람 많은 관광지보다는 개와 함께 천천히 걷기 좋은 길이 많아서 더 좋았다.

돌아오는 길, 차 안에서 토리는 창밖 풍경도 쳐다보지 않고 깊이 잠들어 있었다. 그렇게 곤하게 자는 모습을 보니 이번 여행이 정말 만족스러웠다는 증거 같았다. 다음엔 가을에 다시 와서 단풍 물든 길을 걸어보고 싶다. 그때는 토리가 더 좋아할 만한, 조금 더 먼 곳에 있는 펜션도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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