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양양의 어느 한강공원 같은 날

가을이 깊어지자 갑자기 바다가 보고 싶어졌다. 평소엔 도심 속 애견카페나 동네 산책길을 전전하다가, 문득 강아지랑 처음으로 장거리 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고른 곳이 강원도 양양. 사실 한강공원 애견 놀이터를 찾아간 건 아니었는데, 우연히 지나가다가 넓은 잔디밭과 개들이 마음껏 뛰노는 모습을 보고는 차를 돌려버렸다.

처음 마주한 강변의 풍경

양양 남대천 근처에 있는 이 작은 공원은 이름도 없이 그냥 강변 산책로 한편에 조성된 곳이었다. 주차장이 협소해서 차를 빼느라 잠깐 애를 먹었지만, 막상 내리니 강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와 기분이 좋아졌다. 우리 강아지는 처음 보는 넓은 공간에 잠시 멍하니 서 있다가, 이내 꼬리를 흔들며 풀밭을 폴짝폴짝 뛰기 시작했다. 특히 강아지가 진흙 냄새를 맡느라 코를 땅에 박고 한참을 움직이지 않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반려인으로서는 이런 모습을 보는 게 가장 큰 보람이었다.

사람과 개가 함께 쉬는 공간

생각보다 이곳은 반려견 동반 여행객이 많지 않아서 한적했다. 대부분 지역 주민들이 오후 산책 삼아 강아지를 데리고 나온 듯했다. 주변에 벤치가 몇 개 놓여 있어 앉아서 강아지가 노는 모습을 지켜보기 좋았다. 다만 음수대나 배변봉투함이 따로 없어서, 미리 챙겨가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아주머니가 저 멀리서 강아지와 공을 던지며 놀고 계셨는데, 우리 강아지가 그 공을 보고 슬쩍 다가가려 하자 살짝 끌어당기며 인사를 시켰다. 이런 자연스러운 교감이 도시에선 쉽지 않은데, 여기선 그냥 흔한 일상처럼 느껴졌다.

강원도 양양의 어느 한강공원 같은 날

돌아오는 길에

해질녘까지 한참을 놀다 보니 강아지가 지쳐서 차에 오르자마자 곯아떨어졌다. 처음엔 낯선 곳이라 걱정했는데, 역시 개들은 사람보다 훨씬 적응을 잘한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양양의 이 강변 공원은 한강공원 애견 놀이터처럼 시설이 화려하진 않지만, 그 대신 사람과 개가 함께 쉴 수 있는 여유로움이 있었다. 다음엔 속초 쪽으로 더 올라가서 바닷가 근처 애견 동반 카페를 찾아볼까 하는 생각이 벌써 든다.

태그: 강원도 여행, 반려견 동반, 양양 강변 공원, 애견 놀이터

강원도 양양의 어느 한강공원 같은 날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