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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깊어지면서 어느 순간부터인가 거제도 바다가 그리워졌다. 사실 우리 집 댕댕이와 함께하는 여행은 항상 제주나 강원도 쪽이 많았는데, 이번에는 좀 색다른 길을 가보고 싶었다. 그러다 우연히 알게 된 전북 애견동반 펜션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동해와 남해의 중간쯤, 거제도까지 가는 길목에 자리 잡은 곳. 지도에 표시된 작은 마을 이름이 왠지 정겹게 느껴져서 바로 출발을 결정했다.
도착하니 해 질 녘, 펜션 마당엔 은행잎이 수북이 쌓여 있었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우리 강아지가 바닥에 코를 박고 킁킁거리며 한참을 돌아다녔다. 낯선 땅의 냄새를 탐색하는 모습이 마치 작은 탐험가 같았다. 펜션 주인 아주머니가 “여기 애들 뛰어놀기에 딱이야” 하며 내민 간식에 강아지가 꼬리를 흔들며 다가가 인사했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며 ‘아, 이곳은 진짜 반려견을 이해하는구나’ 싶었다.
은행잎 위를 달리는 발톱 소리

다음 날 아침, 창문을 열자 상쾌한 공기가 방 안으로 밀려들었다. 거제도까지는 아직 차로 한 시간 정도 더 가야 했지만, 굳이 서두르지 않았다. 펜션 앞 잔디밭에 나가자 우리 강아지가 은행잎 위를 신나게 달리기 시작했다. 바스락거리는 소리에 놀라기도 했지만, 곧 익숙해져서는 입으로 잎사귀를 물고 흔들며 나를 쳐다봤다. 그 표정이 너무 순수해서 나도 덩달아 웃음이 났다.
이곳 전북 애견동반 펜션의 가장 좋은 점은, 반려견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전용 운동장이 마련되어 있다는 거였다. 울타리가 튼튼해서 목줄을 풀어줘도 안심이 됐다. 평소엔 산책할 때마다 주변을 살피느라 긴장하곤 했는데, 여기선 그런 걱정 없이 아이가 달리는 뒷모습을 바라볼 수 있었다. 오전 햇살이 은행잎 사이로 반짝이고, 강아지의 털이 바람에 흩날리던 그 순간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바다 냄새와 함께한 점심
펜션에서 나와 거제도로 향하는 길은 생각보다 한적했다. 창문을 조금 열어주자 강아지가 바람에 귀를 쫑긋 세우며 밖을 내다봤다. 중간에 들린 작은 카페 앞에선 주인이 “강아지도 괜찮아요”라며 마당 테이블을 내줬다. 그곳에서 먹은 동백꽃이 올라간 팥빙수는 별미였다. 강아지는 내 옆에 엎드려 있다가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소리에 고개를 들어 인사했다.

거제도에 도착했을 땐 바다 내음이 진하게 코를 찔렀다. 해안가를 따라 걷는 산책로는 반려견과 함께 걷기에 부담이 없었고, 곳곳에 벤치가 있어 쉬어가기도 좋았다. 우리 강아지는 파도가 밀려올 때마다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바라보다가, 갑자기 모래사장으로 뛰어들어 발을 적셨다. 차가운 물에 놀랐는지 잠시 멈칫하더니 이내 다시 신나게 뛰놀았다.
돌아오는 길, 펜션으로 돌아와 저녁을 먹고 마당에 앉아 있었다. 해가 지면서 하늘이 붉게 물들고, 우리 강아지는 내 무릎에 털썩 주저앉아 지친 듯 눈을 감았다. 그 작은 체온이 전해지는 순간, ‘이런 여행이 참 좋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엔 언젠가 다시 이곳 전북 애견동반 펜션을 찾아, 이번에 못 가본 숲길을 걸어봐야겠다. 그날은 어떤 냄새와 풍경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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