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코가 쉴 새 없이 움직였던 가을, 세종 애견동반 펜션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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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비가 그치고 나서의 하늘은 유난히 파래지잖아요. 그런 날, 창 밖을 멍하니 바라보던 저는 우리 강아지 콩이의 산책 끈을 집어 들었어요. 도시의 아스팔트가 아닌, 흙냄새 가득한 곳에서 마음껏 뛰어놀게 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지더라고요. 광주 상무지구에서 늘 같은 공원만 맴돌다 보니, 콩이도 저도 조금은 새로운 바람이 필요한 때였어요. 그래서 선택한 곳이 바로 세종이었습니다. 사실 처음엔 막연했어요. 세종시 하면 넓은 도로와 정부청사 이미지가 강했거든요. 그런데 막상 알아보니 금강을 끼고 있는 산책로도 훌륭하고, 생각보다 반려견과 함께하는 문화가 잘 자리 잡혀 있더라고요. 무엇보다 제가 찾은 세종 애견동반 펜션이 너무 매력적이어서 바로 예약을 눌렀어요.

도착하자마자 펜션 마당을 점령한 콩이

강아지 코가 쉴 새 없이 움직였던 가을, 세종 애견동반 펜션의 하루

숙소 문을 열자마자 콩이는 꼬리를 힘껏 흔들며 마당으로 직행했어요. 잔디밭이 넓게 펼쳐져 있는 게 보였는데, 콩이가 그 위를 네 바퀴로 힘껏 달리며 기쁨을 표현하더라고요. 아파트에서만 자라서 흙이나 잔디를 밟을 기회가 많지 않았는데, 저렇게 좋아할 줄 알았다면 더 일찍 데리고 올 걸 그랬어요. 발바닥 사이사이로 느껴지는 촉감이 신기한지, 한참을 땅바닥에 코를 대고 킁킁거리며 펜션 여기저기를 탐색했어요. 저는 그런 콩이를 보며 마당이 딸린 숙소가 얼마나 큰 행복을 주는지 새삼 깨달았어요. 실내도 나무 냄새가 고소하게 밴 따뜻한 느낌이었고, 강아지가 뛰어다니기 좋게 미끄럼 방지 매트가 깔려 있어서 나이 많은 콩이 관절에도 부담이 없을 것 같아 안심됐어요.

주차장이 숙소 바로 앞에 있어서 짐을 옮기는 데도 힘이 들지 않았어요. 짐 정리를 마치고 나니 해가 서서히 기울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저녁 먹기 전에 근처 산책로를 잠깐 걸어보기로 했어요. 펜션에서 나와 조금만 걸으니 금강으로 이어지는 자전거 도로가 나오더라고요. 석양빛이 강물 위로 쏟아지는데, 콩이가 그 풍경을 배경으로 걷는 것만으로도 사진이 잘 나왔어요. 평일 저녁이라 사람도 많지 않아서 목줄을 풀어줄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긴 리드줄을 느슨하게 잡고 여유롭게 걸을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밤에는 별빛 아래에서, 아침에는 이슬 머금은 잔디 위에서

강아지 코가 쉴 새 없이 움직였던 가을, 세종 애견동반 펜션의 하루

저녁을 먹고 나서 다시 마당에 나가보니 밤하늘에 별이 쏟아질 듯이 박혀 있었어요. 도시에서는 보기 힘든 광경이라 저도 모르게 탄성이 나왔어요. 콩이는 제 옆에 앉아 바람 소리를 듣고 있었는데, 고개를 갸웃거리며 밤의 정적을 즐기는 것처럼 보였어요. 이렇게 조용한 밤을 보내는 게 얼마 만인지 모르겠어요. 평소에는 도시의 소음에 묻혀 살잖아요. 그런데 이곳에선 풀벌레 소리와 콩이의 가쁜 숨소리만이 들려서 마음이 참 평온해졌어요.

아침에 눈을 떠보니 창밖으로 잔디에 이슬이 맺혀 있었어요. 콩이보다 제가 더 들뜬 마음으로 산책을 나갔어요. 상쾌한 공기를 마시며 마당을 한 바퀴 돌고, 다시 아침 산책을 나가 금강 변을 걸었어요. 아침 공기가 이렇게 맑은지 오랜만에 깨달았어요. 걷다 보니 콩이가 발걸음을 멈추고 멀리서 날아가는 철새들을 바라보더라고요. 그 모습이 왠지 시적으로 느껴져서 한참을 그냥 서 있었어요. 이렇게 느긋하게 아침을 시작하는 건 정말 오랜만이었어요. 돌아와서는 펜션에서 준비해주신 간단한 아침 식사를 하며, 오후에 체크아웃하기 전까지 마당에서 콩이랑 공놀이를 했어요. 콩이가 공을 물고 오는 모습을 보면서, 이렇게 특별한 경험을 시켜줄 수 있어서 뿌듯했어요.

아쉽게도 시간은 빨리 흘러 체크아웃 시간이 다가왔어요. 짐을 싸면서 이곳에서 보낸 하루가 참 알차게 느껴졌어요. 콩이도 마당을 떠나기 싫은지 현관문 앞에 엎드려서 저를 쳐다보는데, 마음이 짠하더라고요. 그래도 다음을 기약하며 발걸음을 돌렸어요. 이번 여행을 계기로, 저는 콩이와 함께하는 여행의 기준이 조금 달라진 것 같아요. 넓다란 마당이 있고, 밤하늘이 보이는 곳. 그런 곳에서 보내는 시간이 얼마나 값진지 깨달았으니까요. 다음에는 지리산 쪽으로 한번 가볼까 해요. 그곳에도 멋진 펜션이 많다고 들었거든요. 콩이랑 저랑, 또 새로운 추억을 만들러 떠날 날을 손꼽아 기다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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