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의 봄날, 광주 애견동반 펜션에서 올레길 산책하며 보낸 느긋한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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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그친 오후의 광주 거리는 은은한 풀내음으로 가득했다. 사실 이번 여행은 계획된 것이 아니었다. 주말 내내 꿀꿀한 날씨에 창밖만 바라보던 우리는, 그날 아침 갑자기 창문을 두드리는 햇살에 이끌려 가방을 챙겼다. 차에 오르자마자 뒷좌석에서 투덜대던 우리 강아지 ‘모찌’가 창밖 풍경이 변해가는 걸 알아챈 건 한참 후였다. 귀를 쫑긋 세우고 코를 창문 틈새에 대고 킁킁거리기 시작하더니, 어느새 꼬리를 흔들며 여행의 설렘을 함께 나누고 있었다.

광주에 도착했을 때는 오후 두 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다. 처음엔 그냥 카페나 들러 커피 한 잔 하고 돌아갈까 했는데, 문득 생각난 게 있었다. 바로 ‘광주 애견동반 펜션’이었다. 사실 검색해보니 근처에 괜찮은 곳이 꽤 있더라. 반려견과 함께하는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건, 우리가 편한 곳이 아니라 아이가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곳이잖아. 그래서 우리는 숙소를 먼저 잡고, 그 주변을 천천히 걸어 다니기로 했다.

마당이 있는 펜션, 그리고 모찌의 첫인상

예약한 펜션은 외곽의 조용한 동네에 있었다. 마당이 넓어서인지 도착하자마자 모찌는 리드줄을 끌고 이리저리 냄새를 맡느라 정신이 없었다. 특히 마당 구석에 핀 유채꽃 무리 앞에서 한참을 서성였는데, 꽃잎에 코를 비비고 다시 고개를 들고, 또 비비고. 그 모습이 어찌나 귀여운지, 짐 정리하다 말고 한참을 웃고 있었다. 방 안도 깔끔했지만, 무엇보다 마당에서 바라보는 노을이 정말 좋았다. 저녁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오는데, 모찌가 마당 한가운데 누워 하늘만 멍하니 바라보는 모습을 보니 이곳에 오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침에 일어나니 이슬이 마당 풀잎에 맺혀 있었다. 모찌는 이슬에 젖은 코를 부비며 하품을 하고, 우리는 간단히 챙겨온 샌드위치로 아침을 때우며 천천히 준비를 했다. 펜션 주인분이 친절하게 알려준 근처 산책로가 있었는데, 차로 10분도 걸리지 않는 곳이었다. 그 길이 바로 이날의 하이라이트였다.

올레길처럼 이어진 길, 강아지와 걷는 느린 시간

광주에도 제주 올레길처럼 바다를 끼고 이어지는 산책로가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작은 언덕을 하나 넘으니 갑자기 푸른 바다가 시야에 들어왔다. 그 순간 모찌는 걸음을 멈추고 바다를 향해 한참을 바라보더니, 갑자기 앞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바닷바람이 모찌의 귀를 뒤로 넘기고, 발밑으로는 자갈이 구르는 소리가 경쾌하게 울렸다. 나는 그런 모찌의 뒷모습을 보며, 이런 평범한 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금 느꼈다.

산책로 곳곳에는 벤치가 마련되어 있어서 잠시 앉아 쉬기에도 좋았다. 바다를 바라보며 모찌에게 물을 한 모금 먹이고, 우리도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마침 지나가던 현지 주민 할아버지가 “강아지 데리고 왔네, 요즘 이런 데 잘 없지”라며 웃어주셨다.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정말 이런 길을 찾는 게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다시 생각했다. 특히 주차 공간이 넉넉하고 사람이 붐비지 않는 곳을 고르는 게 쉽지 않은데, 이곳은 한적해서 개 짖는 소리도, 다른 강아지와의 충돌도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광주의 봄날, 광주 애견동반 펜션에서 올레길 산책하며 보낸 느긋한 하루

점심 무렵, 산책을 마치고 근처에 있는 작은 식당에서 늦은 점심을 먹었다. 다행히 애견 동반이 가능한 곳이었는데, 실내보다는 야외 테라스에 앉았다. 모찌는 테라스 난간 아래에 엎드려 바람을 쐬며 졸고 있었다. 우리는 그런 모찌를 보며 이야기를 나눴다. “다음엔 더 먼 곳까지 가보자. 남쪽으로, 그리고 또 다른 섬으로.” 그렇게 우리만의 느슨한 약속을 하나 더 만들었다.

돌아가는 길, 그리고 다음을 기약하며

숙소로 돌아와 짐을 정리하며 마지막으로 마당을 한 바퀴 돌았다. 모찌는 아쉬운지 현관 앞에 앉아 한참을 우리를 쳐다봤다. 그 눈빛에 또 웃음이 나왔다. 광주 여행은 짧았지만, 모찌에게도 우리에게도 꽤 알찬 시간이었다. 집에 돌아가는 차 안에서 모찌는 창밖을 보지 않고, 조수석 발밑에 고개를 묻고 잠이 들었다. 그렇게 곤히 자는 모습을 보니, 이 아이도 오늘 하루가 꽤 즐거웠나 보다 싶었다.

다음 여행은 어디가 될까. 아마 또 아무 준비 없이 떠나겠지. 다만 이번엔 좀 더 긴 시간을 내서, 그리고 같은 마음으로 떠날 준비가 된 광주 애견동반 펜션을 찾아서. 그날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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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의 봄날, 광주 애견동반 펜션에서 올레길 산책하며 보낸 느긋한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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