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사는 친구가 “너희 강아지랑 꼭 가봐야 할 곳이 있어”라며 보내준 지도 한 장. 그게 이번 여행의 시작이었다. 사실 부산은 사람도 많고 차도 많아서 반려견과 가기엔 조금 부담스럽지 않냐는 게 내 선입견이었다. 그런데 막상 부산 애견동반 펜션에 도착해서 문을 열자마자, 우리 강아지가 꼬리를 흔들며 마당을 한 바퀴 뛰는 모습을 보니 그 생각이 싹 가셨다.
마당 있는 집이 주는 여유
우리가 묵은 곳은 광안리에서 차로 10분쯤 떨어진 조용한 주택가에 자리 잡은 작은 펜션이었다. 방 안은 깔끔했지만, 진짜 매력은 마당이었다. 펜션 주인분이 “우리 집 강아지들도 여기서 뛰놀았어요”라고 말할 때, 우리 강아지는 이미 마당 구석의 잔디 위에 코를 박고 뭔가 열심히 냄새를 맡고 있었다. 반려견이 처음 보는 공간에서 이렇게 빨리 적응하는 건 처음 봤다. 아마도 울타리 높이가 적당해서, 그리고 다른 강아지의 냄새가 묻어 있어서 안심이 됐던 모양이다.
저녁엔 근처 바다를 걸었는데, 해변 바로 옆 산책로가 잘 정비되어 있었다. 우리 강아지는 갈매기 소리에 귀를 쫑긋 세우며 한참을 서 있다가, 이내 모래밭에 앞발을 파묻고 뒹굴었다. 부산 애견동반 펜션을 고를 때, 바다와 산책로가 가까운 곳을 고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차도 펜션 앞에 바로 할 수 있어서 짐 나르느라 힘들 일도 없었다.
영양의 산에서 만난 가을
사실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부산이 아니라 경북 영양이었다. 부산에서 차로 두 시간 반쯤 달리니 나타나는 영양의 산들은 사람도 적고, 등산로도 완만해서 반려견과 함께 걷기 좋았다. 일월산 자락의 둘레길을 걸었는데, 낙엽이 쌓인 길을 우리 강아지가 앞장서서 걸었다. 가끔 뒤를 돌아보며 내가 따라오는지 확인하는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 왠지 듬직해 보이기도 했다.
산에서 만난 등산객 두 분이 우리 강아지를 쓰다듬으며 “여기 강아지 데리고 오기 참 좋죠?”라고 말을 걸었다. 그분들도 반려견과 함께 여러 산을 다녀봤다고 하는데, 영양의 산이 다른 곳보다 사람이 적어서 리드줄을 길게 풀어줄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했다. 실제로 우리도 거의 두 시간 동안 사람을 다섯 명도 만나지 못했다. 그 덕분에 강아지가 스트레스 없이 코로 땅을 파고들며 신나게 탐색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돌아오는 길, 다음을 약속하며
펜션에서 마지막 아침, 우리 강아지가 마당 한가운데 앉아 멍하니 햇살을 쬐고 있었다. 집에 있을 때보다 훨씬 여유로운 표정이었다. 아마도 이번 여행이 강아지에게도, 나에게도 잊지 못할 시간이 된 것 같다. 부산 애견동반 펜션의 편안함과 영양 산길의 고요함은 전혀 다른 매력이었는데, 두 곳을 다 경험하니 여행의 맛이 더 풍성해졌다.
다음에는 가을 단풍이 물들 때쯤 다시 와서, 이번에는 영양의 다른 산자락을 걸어보고 싶다. 우리 강아지가 또 어떤 냄새를 따라가며 꼬리를 흔들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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