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내내 비 소식이 잔뜩 끼어 있었는데도 괜히 발길이 떨어지지 않아서, 짐을 싸 들고 경남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사실 처음 계획은 충북 청주에 있는 반려견 놀이터에 다녀오는 짧은 나들이였는데, 막상 출발하려니 왠지 더 멀리 가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 그래서 이번엔 아예 숙소를 잡고 느긋하게 쉬어보자 싶어서 검색하다가 발견한 곳이 바로 경남 애견동반 펜션이다. 창밖으로는 계속 빗방울이 맺히고 있었지만, 오히려 그 조용한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다.
낯선 길에서도 금세 적응하는 녀석들
펜션에 도착했을 때 우리 강아지는 차 문이 열리자마자 코를 씰룩거리며 바닥 냄새를 맡기 시작했다. 낯선 공간인데도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면서 마당 쪽으로 성큼성큼 걸어가더라. 비가 그친 뒤라 잔디가 살짝 젖어 있었는데, 그 위를 발바닥으로 톡톡 밟으며 신기한 듯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평소에는 낯선 곳에서 한참을 망설이는 편인데, 이날은 유독 금방 자기 자리를 찾는 모습이었다. 아마도 넓은 마당과 탁 트인 시야가 부담을 덜어준 게 아닐까 싶다.

숙소 안으로 들어가니 창가에 놓인 방석이 눈에 들어왔는데, 녀석이 그 위에 올라가서는 앞발을 모으고 밖을 한참 바라보더라. 그 뒷모습이 꽤 평화로워 보여서 나도 모르게 한참을 지켜봤다. 사실 이런 순간 때문에 여행을 다니는 게 아닌가 싶다.
청주에서의 기억과 겹쳐진 풍경
다음 날 아침, 커튼을 걷는데 안개가 살짝 낀 풍경이 펼쳐졌다. 그 모습을 보다가 문득 예전에 충북 청주 반려견 놀이터에서 뛰어놀던 기억이 났다. 그때는 넓은 잔디밭에서 다른 강아지들과 어울려 뛰는 걸 보며 흐뭇했었는데, 지금 이곳은 그와는 또 다른 종류의 여유가 있었다. 놀이터처럼 시끌벅적하지는 않지만, 대신 강아지와 온전히 둘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경남 애견동반 펜션을 고를 때 가장 신경 쓴 부분은 역시 마당이었다. 실내에서만 지내면 답답할 것 같아서 잔디 공간이 있는 곳으로 골랐는데, 그 선택이 제대로 들어맞은 셈이다. 주차 공간도 넉넉해서 차에서 짐을 옮길 때 크게 불편함이 없었다. 다만 비 온 뒤라 잔디가 미끄러울 수 있으니, 강아지 발 상태를 한 번씩 확인해주는 게 좋겠더라. 나도 그날 몇 번이나 발바닥을 살펴봤다.
다시 떠나고 싶은 마음
짧은 여행이었지만 이상하게 여운이 길게 남는다.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도 녀석은 창밖을 보다가 이내 스르르 잠이 들었는데, 그 모습을 보면서 다음엔 어디로 갈까 혼자 고민했다. 경남에는 아직 가보지 못한 애견동반 숙소가 꽤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으니, 계절이 바뀌면 또 한 번 이쪽으로 발길을 옮겨볼 생각이다. 그때는 비가 아닌 맑은 날을 기약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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