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초입, 갑자기 밀려온 여행 욕구에 대전 애견동반 펜션을 급하게 예약했다. 사실 대전은 그동안 그냥 스쳐 지나가는 도시라고만 생각했는데, 이번엔 달랐다. 경북 영양까지 가는 길에 딱 하룻밤 쉬어가기 좋은 위치였고, 무엇보다 강아지와 함께 묵을 수 있는 곳이 많다는 걸 알고 나니 대전이 완전히 새로운 도시로 느껴졌다. 늦여름의 끝자락이라 아직 낮에는 덥지만 아침저녁으로는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불어서, 차창 밖으로 코를 내밀고 있는 강아지의 귀가 바람에 나부끼는 걸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았다.
대전 애견동반 펜션, 생각보다 더 넓고 조용했던 마당
예약한 펜션은 대전 외곽에 위치해 있어서 시내 소음과는 거리가 멀었다. 도착하자마자 강아지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마당을 향해 전력으로 달려갔다. 잔디가 깔린 넓은 마당에서 몇 바퀴를 돌더니, 이내 냄새 맡기에 여념이 없었다. 요즘 같은 시기에는 벌레가 많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펜션 측에서 방충 관리를 잘 해둔 덕분에 강아지가 풀숲을 마음껏 누벼도 크게 신경이 쓰이지 않았다. 방 안에는 강아지용 방석과 식기도 기본으로 준비되어 있어서 짐을 줄일 수 있었던 점이 특히 만족스러웠다. 주차 공간도 넉넉해서 짐을 여러 번 나르지 않아도 됐다.
다만 한 가지 아쉬웠던 건, 펜션 주변에 산책로가 그렇게 잘 조성되어 있지는 않다는 점이었다. 그래도 차로 10분 정도만 나가면 조용한 시골길이 나와서 아침 산책하기에는 충분했다. 강아지가 냄새 맡으며 천천히 걷는 걸 좋아하는 편이라 오히려 이런 한적한 길이 더 잘 맞았던 것 같다.
경북 영양, 강아지와 함께 오른 첫 등산
다음 날 아침 일찍 대전을 출발해 경북 영양으로 향했다. 영양은 반려견과 함께할 수 있는 등산 코스가 은근히 많기로 소문난 곳이다. 이번에 오른 코스는 왕복 두 시간 남짓의 완만한 길이었는데, 강아지가 처음에는 낯선 흙길에 조심스럽게 발을 디디더니 금세 적응하고 앞장서서 걸었다. 중간중간 계곡물 소리가 들리는 지점에서는 잠시 멈춰서 물을 마시게 했고, 바위 위에 올라가서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모습이 꼭 탐험가 같았다.
등산로 입구에는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협소해서 아침 일찍 도착하는 걸 추천한다. 그리고 강아지 발바닥이 뜨거운 바위에 닿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하는데, 가을이라도 한낮에는 돌이 꽤 뜨거워질 수 있으니 참고하면 좋겠다. 산 중턱에서 바라본 영양의 풍경은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맑고 고요했다. 강아지도 그 넓은 시야를 느끼는지 잠시 멈춰서 바람을 맞고 있었다.

다시 대전으로, 그리고 다음 여행을 기약하며
하산 후 다시 대전으로 돌아오는 길, 강아지는 차 안에서 곤히 잠들었다. 등산이 꽤 힘들었는지 뒷자리에서 코까지 골면서 자는 걸 보니 괜히 뿌듯했다. 대전 애견동반 펜션에서의 하룻밤과 영양에서의 등산, 이 두 가지가 묘하게 잘 어울리는 여행이었다. 대전은 그냥 경유지가 아니라 그 자체로도 충분히 반려견과 함께 즐길 거리가 있는 도시라는 걸 이번에 처음 알았다.
다음에는 대전의 다른 애견동반 카페나 산책 코스도 한번 둘러보고 싶다. 그리고 영양의 또 다른 등산로에도 도전해볼 예정이다. 강아지와 함께하는 여행은 준비할 게 많고 신경 쓸 것도 많지만, 그만큼 돌아오는 길에 느껴지는 뿌듯함이 크다. 다음 목적지는 어디로 할까, 벌써부터 고민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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