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과 함께 떠난 경북 애견동반 펜션, 성산일출봉을 꿈꾸며

며칠 전, 문득 창밖을 보니 하늘이 유난히 맑고 높았다. 가을 냄새가 솔솔 나는 그 날, 나는 식구들과 강아지 ‘콩이’를 데리고 경북 애견동반 펜션으로 향하는 차에 올랐다. 원래는 제주 성산일출봉을 반려견과 함께 가보는 게 오랜 버킷리스트였는데, 갑작스러운 일정 변경으로 발길을 돌려 경북으로 향하게 됐다. 솔직히 처음엔 아쉬움이 컸다. 성산일출봉의 웅장한 풍경을 콩이와 함께 보려던 계획이 틀어졌으니까. 하지만 막상 경북의 한적한 시골길을 달리다 보니, 이 조용한 여행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펜션에 도착했을 때 콩이는 차 문이 열리자마자 코를 씰룩거리며 신발 끈을 바짝 당겼다. 낯선 냄새에 흥분한 건지, 꼬리를 세차게 흔들며 마당을 한 바퀴 빙 돌았다. 펜션 주인분이 “강아지가 참 활발하네요”라고 웃으시며 넓은 잔디밭을 가리켰다. 콩이는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잔디 위를 미끄러지듯 달려갔다. 경북 애견동반 펜션을 고를 때 가장 신경 쓴 부분이 바로 이 넓은 마당이었는데, 역시나 콩이의 반응이 기대 이상이었다. 흙냄새와 풀냄새가 섞인 공기를 마시며 나는 벤치에 앉아 한참 동안 콩이를 바라봤다.

경북의 조용한 밤, 그리고 콩이의 코골이

반려견과 함께 떠난 경북 애견동반 펜션, 성산일출봉을 꿈꾸며

저녁에는 바비큐를 준비했다. 콩이는 고기 굽는 냄새를 맡고는 내 발치에 딱 붙어서 떨어질 줄 몰랐다. 혹시나 해서 소금 간을 하지 않은 고기 몇 점을 따로 챙겨 주니, 그걸 먹는 속도가 평소 사료 먹을 때보다 두 배는 빨랐다. 밤이 되자 경북의 하늘에는 별이 쏟아질 듯 반짝였다. 도시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광경이었다. 콩이는 별에는 관심이 없는지 이불 위에서 금세 곯아떨어졌고, 그 작은 코골이 소리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 경북 애견동반 펜션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이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인 것 같다.

다음 날 아침, 우리는 근처 둘레길을 산책했다. 콩이는 낙엽을 밟을 때마다 바스락거리는 소리에 짖어대며 신나 했다. 다른 견주분들도 몇 분 만나 인사를 나눴는데, 다들 “여기 펜션 좋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나 역시 주차 공간이 넉넉하고 펜스가 튼튼해서 마음 놓고 콩이를 풀어줄 수 있었던 점이 무척 만족스러웠다. 다만 한 가지 팁을 주자면, 경북 시골 지역이라 저녁에는 모기가 꽤 많으니 강아지용 모기 기피제나 배리어 스프레이를 챙기는 게 좋다. 나는 깜빡했다가 콩이 발목을 몇 군데 물려서 마음이 쓰였다.

성산일출봉 대신 찾은 작은 행복

반려견과 함께 떠난 경북 애견동반 펜션, 성산일출봉을 꿈꾸며

사실 이번 여행은 ‘제주 성산일출봉’을 목표로 계획했던 터라, 경북에 도착한 첫날까지도 머릿속 한구석에는 그 아쉬움이 남아 있었다. 하지만 콩이가 경북의 들판을 마음껏 뛰노는 모습을 보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성산일출봉은 반려견 동반이 제한된 구역도 많고, 사람이 붐비는 곳이라 오히려 콩이가 스트레스를 받을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에 비해 경북 애견동반 펜션은 온전히 우리만의 공간에서 쉴 수 있어서 좋았다. 다음에는 제주 성산일출봉에도 꼭 도전해보고 싶지만, 그 전에 경북의 다른 애견동반 펜션들도 하나씩 정복해볼 계획이다. 콩이와 함께하는 여행은 어디든 즐겁다는 걸 이번에 새삼 느꼈다.

경북 여행을 마무리하며 차에 올랐을 때, 콩이는 뒷좌석에서 곧바로 잠이 들었다. 창밖으로 스쳐 가는 경북의 산과 들을 보며 나는 다음 목적지를 머릿속으로 그려봤다. 아마도 봄이 되면 벚꽃이 흐드러진 경북의 어느 펜션으로 다시 떠나지 않을까 싶다. 그때도 콩이는 분명 차 문이 열리자마자 코를 씰룩거리며 달려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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