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앞산, 우리 강아지가 처음 맞이한 가을 풍경

며칠 전, 갑자기 날씨가 제법 쌀쌀해졌다. 창밖으로 보이는 나무들은 벌써 붉게 물들기 시작했고, 바람도 선선해졌다. 마침 광주에 있는 친구가 “우리 앞산에 한번 올라와 봐. 단풍이 예쁘게 들기 시작했어”라고 하길래, 강아지 달이와 함께 바로 차를 몰았다. 대구에서 광주까지는 생각보다 가까웠고, 달이는 뒷좌석에서 창밖을 내다보며 꼬리를 흔들었다. 평소에는 차를 타면 금방 잠들곤 하는데, 오늘은 무슨 일인지 계속 코를 킁킁거리며 흥분한 기색이 역력했다.

앞산 입구, 강아지와의 첫 만남

광주 앞산은 예전에 한 번 와본 적이 있었지만, 반려견과 함께 오는 건 처음이었다. 주차장에서 내리자마자 달이는 코를 바닥에 대고 냄새를 맡기 시작했다. 흙냄새, 풀냄새, 그리고 지나간 다른 강아지들의 흔적까지. 평소 동네 산책에서는 볼 수 없는 다양한 자극에 눈빛이 반짝였다. 주차장은 넉넉한 편이었지만, 주말이라면 자리가 꽉 찰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평일에 오길 잘했다고 안도하며 물과 간식을 챙겼다.

광주 앞산, 우리 강아지가 처음 맞이한 가을 풍경

오르막길, 달이의 첫 도전

등산로는 완만한 경사로 시작됐다. 달이는 처음에는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신나게 뛰어다녔다. 그런데 중간쯤 올라가니 숨이 차기 시작했는지, 갑자기 앞발을 땅에 대고 엎드렸다. “달아, 힘들어?” 하고 물으니 귀를 쫑긋 세우고 나를 올려다봤다. 그 표정이 너무 귀여워서 한참 웃었다. 잠시 쉬면서 물을 먹이고, 주변 풍경을 찍어줬다. 저 멀리 광주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고, 붉게 물든 단풍이 햇빛에 반짝였다. 이 순간, 달이와 함께라서 더 특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상에서의 보상

광주 앞산, 우리 강아지가 처음 맞이한 가을 풍경

정상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해가 중천에 떠 있었다.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와 땀을 식혀줬고, 달이는 바위 위에 올라앉아 바람을 맞았다. 혀를 쭉 빼고 헥헥거리면서도 눈은 반짝이고 있었다. 주변에 있던 등산객 몇 분이 “강아지 참 귀엽네요, 여기까지 올라오느라 힘들었겠다”며 간식을 건네기도 했다. 달이는 낯선 사람에게도 꼬리를 흔들며 인사하는 착한 성격이라, 그런 모습을 보니 마음이 뿌듯했다.

내려오는 길은 오를 때보다 훨씬 가벼웠다. 달이는 이제는 익숙한 듯 앞장서서 걸었고, 나는 그 뒤를 따라 걸으며 생각했다. 반려견과의 여행은 장소의 아름다움을 두 배로 느끼게 해준다는 걸. 그리고 무엇보다, 그들과 함께하는 순간순간이 바로 여행의 전부라는 걸.

차에 올라 광주를 떠나면서, 달이는 뒷좌석에 털썩 누워 잠들었다. 창밖으로 지는 해가 붉게 물든 앞산을 비추고 있었다. 다음엔 어디로 갈까? 생각만 해도 벌써 설렌다.

태그: 광주 앞산, 반려견 등산, 가을 여행, 강아지와 함께, 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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