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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보니 강원도까지 와서 대구 앞산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실 이번 강원 여행은 전적으로 우리 집 봄돌이 덕분이었다. 지난주에 다녀온 대구 앞산 산행에서 봄돌이가 너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고, “얘한테는 역시 산이 최고구나” 싶어서 바로 다음 주말 행선지를 강원도로 정해버렸다. 눈이 소복이 쌓인 강원도의 겨울 산이면 봄돌이가 얼마나 좋아할까 궁금했다.
강원도 도착하고 보니 어제 내린 눈이 아직 채 녹지 않아서 발걸음마다 뽀드득 소리가 났다. 봄돌이는 눈 위를 걸을 때마다 꼬리를 세우고 앞발을 높이 들어 올리며 걷는다. 마치 눈을 밟는 게 신기하고 재미있는지, 몇 걸음 걷다 멈춰서서 고개를 갸웃거리기도 했다. 그 모습을 보니 지난주 대구 앞산에 갔을 때가 문득 떠올랐다. 대구 앞산은 눈 대신 붉게 물든 단풍이 지천이었고, 봄돌이는 낙엽 위를 뒹굴며 코로 땅을 파고들었다. 그때 들른 대구 앞산 애견동반 카페가 참 좋았는데, 강원도에서도 비슷한 분위기의 카페를 찾아보고 싶어졌다.
눈 위를 걷는 강아지와 강원도의 조용한 오후
강원도 산길은 대구 앞산보다는 확실히 덜 붐볐다. 대구 앞산은 토요일 아침이면 운동 삼아 오르는 분들이 많아서 길이 꽤 붐비는데, 여기는 그런 소란함이 없었다. 봄돌이는 리드줄을 느슨하게 하고 앞서 걷다가도 내가 부르면 바로 돌아본다. 눈밭에서 코를 박고 뭔가를 맡다가 갑자기 털썩 주저앉아서는 하얀 눈을 핥아보려고 했다. 혀가 시려운지 금방 얼굴을 찡그리더니 다시 일어나 뛰어갔다. 그런 모습이 하루 종일 웃음을 주었다.
산을 다 내려오고 나서 근처에 있는 조용한 애견 카페에 들렀다. 대구 앞산 애견동반 카페가 생각날 만큼 따뜻한 분위기였다. 큰 창가 자리에 앉아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시켰는데, 봄돌이는 내 발 옆에 엎드려 창밖에 떨어지는 눈을 조용히 바라보고 있었다. 강아지 전용 간식도 주문할 수 있어서 봄돌이에게 작은 강아지 쿠키를 하나 시켜줬다. 한입 물고는 꼬리를 흔들며 천천히 씹는 모습이 왜 이렇게 귀여운지.
대구 앞산과 강원도 산행의 다른 매력

솔직히 대구 앞산은 접근성이 정말 좋다. 도심 한가운데 있는 산이라서 주차도 편하고, 산길 곳곳에 쉴 수 있는 공간이 많다. 반려견과 함께 걷는 분들도 자주 만나서 봄돌이에게도 좋은 사회화 경험이 되었다. 그런데 강원도의 산은 조금 달랐다. 사람이 적어서인지 개가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 더 넓게 느껴졌고, 공기가 더 차갑고 맑았다. 봄돌이가 눈밭을 누비는 모습을 보면서, 같은 산이라도 계절과 장소에 따라 이렇게 다른 풍경을 보여준다는 게 신기했다.
돌아오는 길에 차창 밖으로 펼쳐진 강원도의 겨울 풍경을 보면서, 다음에는 봄에 다시 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봄에 이 산을 오르면 봄돌이가 또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그리고 대구 앞산 애견동반 카페에서 느꼈던 그 따뜻한 분위기를 강원도에서도 다시 느낄 수 있어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여행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는 차 안에서 봄돌이는 깊은 잠에 빠졌다. 아마 꿈속에서도 하얀 눈밭을 뛰어다니고 있을 거다.
다음 주말에는 날씨가 더 따뜻해질 거라는 예보를 봤다. 그때는 강원도보다는 남쪽으로 발걸음을 옮겨볼까 한다. 봄돌이와 함께라면 어디든 좋지만, 새로운 곳에서 또 어떤 풍경을 보여줄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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