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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서 부산까지, 차로 내려가는 길이 이렇게 멀 줄이야. 그래도 창밖으로 펼쳐지는 바다 풍경이 보이기 시작하자, 뒷좌석에서 코를 박고 자던 우리 댕댕이가 벌떡 일어나 창문에 코를 대고 킁킁거렸다. 바다 냄새가 낯선지 귀를 쫑긋 세우고 하염없이 밖을 바라보는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 이 녀석에게 처음으로 바다를 보여주는구나 싶으니 내 마음도 설렜다.
부산 광안리에 도착하니 점심때가 한참 지나 있었다. 햇살은 따사롭고, 광안대교가 머리 위로 길게 걸쳐 있는 풍경이 그야말로 그림 같았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강아지가 흥분한 건지, 바닥에 코를 대고 이리저리 냄새를 맡느라 정신이 없었다. 처음 보는 땅, 처음 맡는 바다 내음에 꼬리가 프로펠러처럼 돌아갔다. 주차를 하고 잠시 걸었는데, 이 넓은 바닷가를 보니 어디로 가야 할지 막막할 정도였다. 그래서 바로 찾아간 곳이 부산 광안리 애견동반 카페였다. 사실 이곳을 찾은 건 단순히 커피 한 잔 때문이 아니었다. 우리 집 강아지가 사람도 많고 개도 많은 낯선 공간에서 긴장하지 않을까 걱정됐는데, 다행히 이 카페는 마당이 넓어서 개들이 뛰어놀기 좋게 되어 있다는 이야기를 미리 들어두었기 때문이다.

카페 문을 열자마자, 꼬리 흔들며 다가온 반가운 인사들
카페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우리 강아지는 한 걸음에 마당으로 직행했다. 마당에는 이미 몇몇 강아지들이 뛰어놀고 있었는데, 우리 녀석이 멋쩍게 다가가자 큰 개부터 작은 개까지 모두 코를 맞대고 인사를 나누더라. 처음에는 긴장한 듯 꼬리를 살짝 내리고 있더니, 몇 분 지나지 않아 마치 오래된 친구라도 된 것처럼 마당을 한 바퀴씩 뛰기 시작했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면서 테라스 자리에 앉아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다. 부산 광안리 애견동반 카페라지만, 사람이 마시는 커피 맛도 꽤 괜찮았다. 개를 위한 간식 메뉴도 따로 있어서 우리 강아지에게 작은 수제 간식을 하나 시켜줬더니, 마치 보물이라도 발견한 듯 두 앞발로 꼭 안고 조심스럽게 먹더라. 그 모습이 하도 사랑스러워서 한참을 웃고 말았다.
해변 산책, 발밑에 닿는 모래의 감촉

카페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다가, 이내 광안리 해변으로 산책을 나갔다. 해변에는 반려견과 함께 걸어도 되는 구역이 따로 표시되어 있어서 안심이 됐다. 우리 강아지는 처음 밟아보는 모래에 잠시 멈칫하더니, 이내 신난 듯 앞으로 쭉쭉 뛰었다. 파도가 밀려올 때마다 물을 피해 도망갔다가 다시 다가가기를 반복하는 모습이 너무 귀여웠다. 나는 신발을 벗고 같이 걸으며 차가운 바닷물에 발을 담갔다. 이렇게 한적하게 반려견과 바다를 걷는 기분은 처음이었다. 바람도 적당히 불어오고, 햇살도 따뜻해서 오래 걸어도 지치지 않았다. 다만 해변가에는 자갈이 섞인 곳이 있어서 강아지 발바닥이 상하지 않게 중간중간 아스팔트 길로 올라와 걷는 게 좋겠다 싶었다.
해 질 무렵, 다시 카페 근처로 돌아와 마지막으로 광안대교가 켜지는 모습을 바라봤다. 은은한 조명이 켜지면서 바다 위에 비친 풍경이 정말 환상적이었다. 우리 강아지는 지친 건지 내 무릎에 머리를 기대고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다. 하루 종일 신나게 뛰어다녔으니 그럴 만도 하지. 부산 광안리 애견동반 카페에서 보낸 오후가 참 알차고 행복했다. 경기로 돌아가는 길, 뒷자리에서 곤히 잠든 녀석을 보면서 다음엔 꼭 서핑 강아지들 보러 또 오자고 다짐했다. 아직 보여주고 싶은 풍경이 참 많은데, 우리 둘의 여행은 이제 시작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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