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부터 대구에 비 소식이 잔뜩 잡혀 있었다. 주말마다 산책 계획만 세워두는 게 아쉬워서였을까. 고민 끝에 짐을 싸 들고 대구 애견동반 펜션으로 향했다. 비가 와도 강아지랑 함께 뒹굴며 쉴 수 있는 곳이면 그걸로 충분했다. 짐칸에 강아지 방석과 물그릇을 챙겨 넣고, 네비게이션에 목적지를 찍었다. 창밖으로 스치는 풍경이 흐릿해질수록 오히려 마음은 편안해졌다.
펜션에 도착했을 때, 우리 강아지는 차 문이 열리자마자 코를 벌름거리며 마당 쪽으로 앞발을 내디뎠다. 잔디 냄새를 맡더니 이내 뒷다리로 서서 두 발로 폴짝 뛰는 게 아닌가. 실내에 들어가서는 방석 위를 몇 바퀴 돌더니 금세 배를 보이고 누워버렸다. 낯선 곳인데도 경계하지 않는 모습을 보니, 나까지 어깨가 풀리는 기분이었다. 주차 공간이 넉넉해서 차에서 짐을 내리는 것도 한결 수월했다. 다만 비 오는 날엔 현관 앞 신발장이 좁을 수 있으니 슬리퍼를 따로 챙겨가는 걸 추천한다.
태화강으로 향한 발걸음
다음 날 아침, 다행히 빗줄기가 가늘어져서 태화강 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강변 산책로는 생각보다 넓고 평탄해서 강아지가 리드줄을 당기지 않아도 될 만큼 걸음이 편했다. 중간중간 잔디밭이 있어서 잠시 쉬어가기도 좋았다. 우리 강아지는 물가 근처에서 자박자박 걷다가 갑자기 멈춰 서서 물끄러미 강을 바라보더니, 이내 갈대숲 쪽으로 코를 박고 냄새를 맡기 시작했다. 그 옆에서 한참을 서서 기다리는데, 괜히 미안하면서도 이런 시간이 참 귀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산책로 입구 쪽에 주차할 곳이 몇 군데 있긴 하지만 주말엔 일찍 가는 게 좋다. 강바람이 생각보다 쌀쌀할 수 있으니 얇은 겉옷 하나쯤 챙기면 든든하다.
다시 펜션으로 돌아와서

산책을 마치고 펜션으로 돌아오는 길에 근처 카페에서 테이크아웃 커피를 사 들었다. 강아지랑 같이 앉을 수 있는 야외 테이블이 있어서 잠깐 앉아 쉬었다. 우리 강아지는 발을 축 처지게 늘어뜨리고 엎드려 있다가, 내가 커피를 마시는 동안 슬며시 고개를 들어 나를 올려다봤다. 그 눈빛이 뭔가 말하는 것 같아서 웃음이 났다. 펜션으로 돌아와서는 마당에서 공놀이를 한참 했다. 흙이 좀 묻긴 했지만, 펜션 측에서 발 닦는 수건을 준비해둬서 큰 불편함은 없었다. 대구 애견동반 펜션을 고를 때는 마당 유무와 근처 산책로 접근성을 같이 따져보는 게 좋다. 실내에서만 지내기엔 아쉬운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저녁에는 펜션 창가에 앉아 태화강 쪽 하늘을 멍하니 바라봤다. 강아지는 내 발치에서 곤히 잠들어 있었다. 비 오는 날의 여행이라 처음엔 살짝 망설였는데, 오히려 사람도 강아지도 더 느긋하게 쉬다 온 것 같다. 대구 애견동반 펜션에서 보낸 이틀은 화려하진 않았지만, 꽤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다음엔 날이 맑을 때 다시 와서 태화강 자전거길도 걸어보고 싶다. 그때도 아마 이 펜션을 다시 찾지 않을까. 짐을 싸면서 강아지가 마당 쪽을 한 번 더 돌아보는 걸 보니, 나만 그런 생각을 한 건 아닌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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