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애견동반 펜션에서 시작한 향일암 새벽 산책, 우리 댕댕이의 첫 바다

경북에서 나고 자란 나는, 바다 냄새가 늘 낯설면서도 그리웠다. 어쩌다 보니 일 때문에 경북을 몇 달 째 오가고 있는데, 문득 이번 주말에는 동해가 아닌 남해로 방향을 틀고 싶어졌다. 마침 친구가 여수에 새로 생긴 여수 애견동반 펜션이 괜찮다며 추천해줘서, 우리 집 10살 리트리버 ‘보리’와 함께 짐을 꾸렸다.

새벽 5시, 향일암으로 가는 길

여수 애견동반 펜션에서 묵은 첫날 밤, 보리는 낯선 방 안에서도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내 옆에 착 붙어 잠들었다. 그리고 새벽 5시. 아직 어둑한 하늘 아래, 나는 잠에서 깬 보리를 데리고 향일암을 향해 차를 몰았다.

여수 향일암은 바다 절벽 위에 자리 잡은 절인데, 일출 명소로도 유명하다. 주차장에서 절 입구까지는 꽤 걸어 올라가야 하고, 돌계단도 꽤 있다. 보리는 처음 보는 바위와 바다 풍경에 코를 킁킁거리며 앞장섰다. 평소 산책을 좋아하는 녀석이지만, 이렇게 새벽 공기를 마시며 걷는 건 처음인지 귀를 쫑긋 세우고 여기저기 냄새를 맡느라 정신이 없었다.

절벽 난간에 도착했을 때, 드넓은 바다가 우리를 맞이했다. 아직 해는 안 떴지만, 수평선이 붉게 물들기 시작하더라. 보리는 난간 아래로 바다를 내려다보며 조용히 앉아있었다. 평소엔 꼼짝 못 하고 가만히 있는 걸 못 참는 녀석인데, 그 순간만큼은 정말 차분하게 바다를 바라보는 게, 마치 저 풍경을 감상하는 것 같아 기분이 묘했다.

여수 애견동반 펜션에서 시작한 향일암 새벽 산책, 우리 댕댕이의 첫 바다

돌계단과 향일암 풍경, 그리고 작은 팁

향일암 내부는 반려견 출입이 어렵지만, 바깥 산책로와 전망대는 충분히 함께 걸을 수 있다. 다만 우리 보리처럼 나이가 있는 아이들은 돌계단이 조금 힘들 수 있으니, 아침 일찍이나 해질 무렵 오후 늦게 방문하는 걸 추천한다. 사람이 많지 않은 시간대라 더 한적하고, 여름철 더위도 피할 수 있다. 주차는 제법 넓은 편인데, 저녁 늦게나 새벽에는 여유로웠고, 낮에는 자리가 꽉 차는 경우도 있더라.

절 아래쪽으로 내려가면 작은 포토존도 있는데, 거기서 보리와 바다를 배경으로 사진을 몇 장 남겼다. 보리는 해풍에 털이 휘날리는 것도 신경 쓰는지, 자꾸 머리를 흔들며 내 쪽으로 와서 앉았다. 그래도 표정은 꽤 편안해 보였다. 여행 내내 긴장하는 아이도 있는데, 우리 보리는 바다 냄새가 좋은지 스스로 발걸음을 옮기더라.

펜션으로 돌아와서

향일암을 한 바퀴 돌고 펜션으로 돌아오니 해가 완전히 떠올랐다. 여수 애견동반 펜션에서 조식으로 간단한 죽과 샐러드를 먹으면서, 테라스에 앉아 바다를 보니 그제서야 여행 왔다는 실감이 났다. 보리는 방 안 쿠션에 엎드려 창밖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이내 코를 골며 잠이 들었다. 아무래도 새벽 산책이 꽤 힘들었나 보다.

여수 애견동반 펜션에서 시작한 향일암 새벽 산책, 우리 댕댕이의 첫 바다

오후에는 펜션 근처 해변을 따라 천천히 걸었는데, 보리가 모래 위에서 뒹구는 걸 보고 웃음이 났다. 평소엔 강아지가 모래를 먹을까 봐 걱정이 앞섰지만, 여행지에서는 조금 너그러워지게 된다. 물론 입 주변에 묻은 모래는 바로 털어주고, 물도 충분히 챙겨 마시게 했다.

경북으로 돌아가는 길

경북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보리는 뒷좌석에 엎드려 창밖 풍경을 조용히 바라봤다. 가끔은 고개를 돌려 나를 쳐다보는데, 그 눈빛이 “다음엔 어디로 가?”라고 묻는 것 같았다. 향일암의 그 새벽 풍경이 마음에 들었는지, 아니면 바다가 좋았는지. 아무튼 우리 둘 다 지친 몸이지만 마음은 꽤 가벼웠다.

다음 휴가에는 남쪽을 더 내려가 보리랑 섬 여행을 해볼까? 그때도 또 좋은 여수 애견동반 펜션을 찾아서, 이번엔 일출이 아니라 일몰을 보러 향일암에 다시 가야겠다. 보리랑 함께하는 여행은 언제나 계획보다 더 큰 기쁨을 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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