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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처음으로 제주 바람을 쐬러 갔다. 아내가 오랜만에 바다가 보고 싶다고 했고, 우리 집 봄돌이는 혼자 있기 싫다고 꼬리를 흔들어서, 반려견과 함께 갈 수 있는 곳을 한참 찾았다. 여러 군데 알아보다가 결국 선택한 곳은 제주 애견동반 펜션이었다. 방은 넉넉하고 마당이 있어서 봄돌이가 맘껏 뛰어놀 수 있다는 말에 마음이 끌렸다.
첫날부터 바람이 제법 세게 불었다. 캐리어를 끌고 펜션 문을 여는 순간, 봄돌이는 익숙하지 않은 냄새에 코를 벌름거리며 한참을 바닥을 킁킁댔다. 펜션 주인분이 미리 준비해둔 배변 패드와 물그릇을 보고는 우리 강아지도 제주에 온 걸 알았는지, 꼬리를 세차게 흔들었다. 짐을 풀고 마당에 나가자 바닥이 미끄럽지 않게 잘 정비되어 있어서 봄돌이가 마음껏 뛰어다녔다.

바닷가를 걷다, 봄돌이의 첫 제주 산책
펜션에서 차로 십 분쯤 가니 조용한 해변이 나왔다. 사람이 많지 않은 시간을 골라서 갔더니 다행이었다. 모래사장에 발을 디디자 봄돌이는 처음에는 낯설어하다가, 파도가 밀려왔다 나가는 걸 보고는 이내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앞발로 모래를 팠다. 강아지가 바다를 처음 본 순간을 지켜보는 건 정말 오래 기억에 남을 일이었다. 우리는 목줄을 짧게 잡고 함께 물가를 따라 천천히 걸었다. 바람이 차가워서 아내가 가져온 얇은 겉옷을 봄돌이에게 입혀 주었더니, 조금 있다가 금세 익숙해졌는지 보폭이 커졌다.
산책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작은 카페에 들렀는데, 다행히 반려견 출입이 가능한 곳이었다. 주문한 아메리카노를 기다리는 동안 봄돌이는 테이블 아래에 얌전히 앉아 창밖 풍경을 구경했다. 그 모습을 보니 제주 애견동반 펜션을 고를 때 신경 썼던 것처럼, 주변에 강아지와 함께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 많은지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아무리 좋은 숙소라도 근처에 산책로가 없으면 하루 종일 방 안에만 있을 수는 없으니까.

마지막 날 아침, 펜션 마당에서의 시간
떠나기 전날 아침에는 날씨가 유난히 맑았다. 펜션 마당에 돗자리를 펴고 간단히 요기를 하면서 봄돌이와 시간을 보냈다. 봄돌이는 바닥에 떨어진 음식 부스러기를 찾아다니다가, 햇살이 따뜻해지자 내 무릎 옆에 바싹 붙어서 엎드렸다. 그렇게 아무것도 하지 않고 한참을 앉아 있으니, 이렇게 느긋하게 강아지와 시간을 보낸 게 얼마 만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주 애견동반 펜션을 찾는 이유가 결국 이런 것이 아닐까 싶었다. 화려한 관광지보다는, 이렇게 함께 있어 주는 시간이 더 소중하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짐을 싸고 펜션을 나서는 길에 봄돌이가 현관 앞에서 한 번 더 뒤를 돌아봤다. 아쉬운 건지, 아니면 다음에 또 오라는 인사인지 모르겠지만, 그 모습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다음에는 봄돌이와 함께 다른 쪽 바닷가 마을에도 가 보고 싶다. 제주에서 보낸 사흘이 짧게만 느껴져서, 벌써부터 다음 일정을 구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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