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바람 맞으며, 강아지와 함께한 숙소 이야기

며칠 전, 제주에 도착하자마자 공항 앞 잔디밭에서 우리 강아지가 꼬리를 흔들며 뛰어다녔다. 비행기에서 좁은 켄넬에 갇혀 있던 게 스트레스였는지, 아니면 제주의 바람이 유난히 싱그러워서였는지 모르겠다. 나는 짐을 든 손을 바꿔 들며 “아직 숙소도 안 갔는데”라고 중얼거렸지만, 그 모습에 절로 웃음이 났다. 제주는 4월인데도 봄과 겨울이 공존하는 듯, 낮에는 따뜻하지만 바람이 불면 꽤 쌀쌀했다. 그래도 우리 강아지는 신나서 코를 땅에 대고 킁킁거리며 제주 흙 냄새를 맡는 게 바쁘다.

첫 번째 숙소, 바다가 보이는 작은 집

우리가 묵은 첫 번째 숙소는 서귀포 근처에 있는 작은 독채였다. 예약할 때 ‘반려견 동반 가능’이라는 문구를 보고 골랐는데, 도착하니 생각보다 더 아늑했다. 마당이 있어서 강아지를 풀어놓을 수 있었는데, 처음엔 낯선 냄새에 망설이더니 금세 잔디 위를 데굴데굴 굴렀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내가 여기까지 데려온 보람이 느껴졌다. 집 안은 깔끔했고, 강아지 침대와 물그릇이 미리 준비되어 있어서 따로 챙길 게 없었다. 다만 주차장이 좁아서 차를 빼고 넣을 때 좀 애를 먹었다. 작은 SUV라 간신히 들어갔는데, 큰 차를 타고 왔다면 조금 불편했을 것 같다. 그래도 숙소 주인 분이 친절하게 안내해 줘서 큰 문제는 없었다.

걷고, 또 걷고, 쉬다

제주 여행의 묘미는 역시 걷는 데 있는 것 같다. 둘째 날은 숙소 근처 올레길을 따라 산책을 나갔다. 우리 강아지는 평소 집 앞 산책만 해도 흥분하는데, 제주의 넓은 풍경에 완전히 넋을 놓았다. 길가에 핀 유채꽃 보러 잠시 멈추면, 눈을 반짝이며 내 발치에 앉아 같이 풍경을 바라봤다. 한 가지 챙길 점은, 제주 산책로에는 반려견 배변봉투가 비치된 곳이 많지 않다는 거다. 나는 항상 여분을 챙겨 다녔지만, 처음 오는 사람이라면 미리 준비하는 게 좋다. 그리고 바람이 정말 세게 부는 곳이 있어서, 작은 강아지는 바람에 휩쓸릴까 봐 목줄을 짧게 잡아야 했다. 우리 강아지는 체중이 5킬로도 안 되는데, 어느 순간 바람에 옆으로 밀려나길래 깜짝 놀랐다.

제주 바람 맞으며, 강아지와 함께한 숙소 이야기

돌아오는 길, 함께한 추억

마지막 날 숙소를 나서며, 우리 강아지가 방 안 여기저기 냄새를 맡고 있는 모습을 봤다. 마치 “여기 또 올 거지?”라고 묻는 듯했다. 나는 그 모습에 살짝 마음이 짠하면서도, “다음엔 다른 데도 가보자”며 혼잣말을 했다. 제주에서 보낸 이틀은 비록 짧았지만, 강아지와 함께라면 일상도 여행처럼 느껴진다는 걸 다시 깨달았다.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강아지는 내 무릎 위에 배를 깔고 곤히 잠들었다. 언젠가 또 다른 섬으로 떠날 날을 꿈꾸며, 오늘의 기록을 이쯤에서 마무리해 본다.

태그: 제주 애견 숙소, 반려견 동반 여행, 서귀포 독채, 제주 올레길, 강아지와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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