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에서 여수까지, 바다 좋아하는 우리 댕댕이와 떠난 여수 애견동반 펜션 여행

충남에 사는 우리 집 댕댕이, 이름은 ‘바다’. 태어나서 한 번도 진짜 바다를 본 적이 없는 녀석인데, 이름값을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요즘 들어 부쩍 하게 됐다. 마침 여름휴가를 맞아 남쪽으로 내려가기로 했고, 제일 고민됐던 건 역시 묵을 곳이었다. 인터넷을 뒤적이다가 우연히 발견한 여수 애견동반 펜션 하나가 마음에 쏙 들어서 바로 예약을 넣었다. 방에서 바다가 보이고, 마당에서 뛰어놀 수 있는 곳이라니, 사람보다는 바다를 위해서 고른 곳이었다.

차를 타고 3시간 반, 충남의 익숙한 풍경이 점점 남도 냄새로 바뀌어 갈 때쯤 바다가 창밖으로 스쳐 지나갔다. 차창에 코를 박고 헥헥거리던 바다가 갑자기 고개를 가웃하더니, 창밖의 푸른 풍경에 완전히 넋을 놓았다. 그 표정을 보는 순간, 장거리 운전의 피로가 싹 가셨다. 여수에 도착하니 공기도 뭔가 달랐다. 습하고 짭짤한 바다 내음이 코끝을 간질였고, 펜션 앞에 도착해서 문을 여는 순간 바다는 꼬리를 흔들며 곧장 마당으로 뛰쳐나갔다. 처음 보는 잔디 마당이 신기한지 코를 땅에 대고 이리저리 냄새를 막는 모습이 하루 종일 차 안에 있던 스트레스를 풀어내는 것 같았다.

해변 산책, 그리고 바다의 첫인상

짐을 풀자마자 펜션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해변으로 향했다. 사람이 많지 않은 한적한 해변이었는데, 바다는 처음 보는 모래가 신기한지 앞발로 파다가 물결이 밀려오자 깜짝 놀라 뒤로 벌렁 넘어졌다. 그 모습을 보고 웃음이 터졌다. 이름은 바다인데, 바다를 무서워하다니. 몇 번을 왔다 갔다 하다가 결국 물에 발을 담그고는 혼자 신나서 뛰어다녔다. 특히 해질녘의 여수 바다는 정말 예뻤다. 주황빛 햇살이 수평선에 닿을 때, 바다가 멍하니 앉아 그 풍경을 바라보는데, 그 뒷모습이 왠지 감동적이었다. 충남의 평야에서 자란 녀석이 남도의 바다를 이렇게 좋아할 줄은 몰랐다.

여수 여행에서 하나 아쉬웠던 점은, 유명한 관광지들은 아무래도 반려견 출입이 제한되는 곳이 많다는 거였다. 그래서 우리는 일정을 펜션 근처 해변과 한적한 산책로 위주로 짰다. 오히려 그 덕분에 사람 북적이는 관광지 대신, 조용한 골목과 해변을 천천히 걸을 수 있어서 더 좋았다. 주차는 펜션에 전용 주차장이 있어서 편하게 했고, 근처 해변에도 공영주차장이 넉넉해서 차량 이동도 수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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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바람과 함께한 펜션의 마지막 밤

여행 마지막 날 저녁, 펜션 마당에 돗자리를 깔고 앉아 바다와 함께 밤바람을 쐬었다. 낮에 신나게 뛰어다녔는지 바다는 내 무릎에 머리를 기대고 꼼짝도 하지 않았다. 눈을 반쯤 감고 바다 내음을 맡는 모습이 마치 이 순간을 만끽하는 것 같았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여행은 결국 누구와 어디로 가는지가 아니라, 그 순간을 함께 나누는 일이라는 걸. 충남에서 시작해 여수까지, 바다라는 이름의 우리 강아지가 진짜 바다를 처음 만난 순간을 곁에서 지켜볼 수 있어서 행복했다. 다음엔 또 어디로 떠나볼까. 동해안도 좋고, 제주도도 좋겠다. 그때도 우리 바다와 함께, 또 다른 바다를 찾아 떠나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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