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아침, 유성구에 사는 친구가 “우리 동네에 강아지 놀이터 새로 생겼대. 너희 토리랑 같이 올래?”라고 문자를 보내왔다. 마침 다음 주에 충남 애견동반 펜션으로 짧은 여행을 계획하고 있었던 터라, 그 전에 토리가 다른 강아지들과 어울리는 연습을 시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에서 토리 간식과 물통을 챙기고, 차에 시동을 걸었다.
잔디밭 위에서 벌어진 낯선 인사
대전 유성구 강아지 놀이터는 생각보다 넓었다. 잔디밭이 두 구역으로 나뉘어 있었는데, 한쪽은 대형견, 다른 쪽은 소형견 공간이었다. 토리(말티즈, 4.5kg)라서 당연히 소형견 쪽으로 들어갔다. 게이트를 열자마자 토리는 꼬리를 살짝 내리고 바닥 냄새에 코를 박았다. 낯선 공간에서의 긴장이 느껴졌다.
그런데 잠시 후, 시고르브 종 특유의 호기심이 발동했는지 토리가 고개를 들고 주변을 두리번거리기 시작했다. 마침 골든 리트리버 한 마리가 주인과 공놀이를 하고 있었는데, 공이 토리 쪽으로 굴러왔다. 토리는 그 공을 향해 성큼성큼 걸어가더니 코로 톡톡 건드렸다. 리트리버가 다가와 토리 주위를 빙글빙글 돌자, 토리는 꼬리를 흔들며 앉았다. 처음 보는 개와의 인사가 그렇게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벤치에 앉아 바라본 풍경
놀이터 한쪽에는 주인들이 앉을 수 있는 벤치와 그늘막이 있었다. 나는 커피 한 잔을 사들고 벤치에 앉아 토리를 지켜봤다. 토리는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다른 견주들과 인사했고, 가끔은 혼자서 잔디 위를 데굴데굴 구르기도 했다. 도심 한복판에서 이렇게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게 반가웠다.
주차는 놀이터 바로 옆 공영주차장을 이용하면 됐는데, 주말 오전이라 그런지 자리가 넉넉했다. 다만 놀이터 입구에 신발 탈의실과 손 세정제가 마련되어 있어서, 밖에서 온 흙을 정리하고 들어가기 좋았다. 이런 디테일이 반려인 입장에서는 참 고마웠다.
놀이터에서 배운 것, 그리고 다음 여행

두 시간쯤 놀았을까. 토리는 지쳐서 내 무릎 위에 털썩 주저앉았다. 집에 가는 차 안에서도 뒷좌석에서 골아떨어졌다. 그 모습을 보면서 문득 다음 주에 예약해둔 충남 애견동반 펜션 생각이 났다. 넓은 마당이 있는 펜션이라면 토리가 또 얼마나 좋아할까. 이번 놀이터 경험으로 토리가 낯선 환경에 더 자신감을 갖게 된 것 같아서, 여행이 더 기대됐다.
충남 애견동반 펜션을 알아보면서 가장 신경 썼던 건 역시 울타리와 실내 공간이었다. 토리가 혼자 있는 시간에도 편안할 수 있는 구조인지, 산책로가 가까운지 같은 것들 말이다. 놀이터에서 본 다른 견주들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었는지, 서로 어디 펜션 다녀왔는지, 어느 지역이 애견 동반에 친절한지 이야기를 나누게 됐다. 그렇게 낯선 사람들과의 수다도 즐거운 시간이었다.
해가 서쪽으로 기울 무렵, 나는 토리를 목줄에 연결하고 놀이터를 나섰다. 토리는 마지막까지 뒤를 돌아보다가, 결국 차에 타자마자 창밖을 바라보며 조용히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었다. 다음엔 또 언제 오지? 하는 표정이었다.
대전 유성구 강아지 놀이터, 생각보다 훌륭한 곳이었다. 그리고 이 경험이 다음 주 충남 애견동반 펜션 여행을 더 풍요롭게 만들어줄 것 같다. 토리와 함께하는 여행은 언제나 그렇듯, 계획보다 우연한 순간들이 더 오래 기억에 남는다. 다음 목적지는 어디가 될지, 벌써부터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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